[韓中日 바둑영웅전] 봉쇄는 모험

제6보(101~118)


흑은 하변에 거대한 집을 지어야만 이길 수 있는 형편이다. 하변 이외에는 집다운 집이 없다. 고심 끝에 장쉬가 강구한 방책이 실전보 흑1이었다. 이 수로 그냥 3의 자리에 이으면 백은 자연스럽게 하변 흑진의 삭감에 나설 것이며 그래서는 승산이 없다. 장쉬가 기대한 것은 참고도1의 백1이었다. 그것이면 흑은 2에서 4로 밀어올려 하변을 극대화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간파한 요다는 백2로 반발하고 보았다. 백4는 예정된 수순. 여기서 흑의 응수가 어려웠다. 억지로 봉쇄하려면 참고도2의 흑1인데 그것이면 백은 2 이하 8로 하변에서 살자고 할 것이다. 이 싸움은 흑의 포위망이 견고하지 않으므로 흑의 모험이다. 백은 기회를 보아 A로 밀고나와 오른쪽 흑대마와 수상전을 벌이자고 할 텐데 자칫하다가는 흑이 큰 낭패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장쉬는 실전보의 흑5로 틀어막는 길을 택했다. 이렇게 되면 백6의 탈출은 어쩔 수 없다. 그때 7로 방어벽을 만들어 하변을 최대한 챙긴다는 것이 장쉬의 계산이다. 결국 백은 18까지 탈출에 성공했다. 이 장면에서 형세판단을 해보면 백이 간발의 차이로 앞서 있다. 흑은 하변이 33집, 상변이 5집, 좌변이 7집, 우상귀가 4집으로 합계 49집이다. 백은 우변이 20집, 상변 12집, 좌변 8집, 중원 5집, 덤이 6집반이니 합계 51집반이다. 요다는 자기의 승리를 믿고 있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