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한국서 노벨문학상 수상자 나올것"

노벨문학상 수상 클레지오 "신촌 배경으로 소설 집필중"

“한국 작가들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웨덴 한림원의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들은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한국 작가들에 대해 깊이 거론하고 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의 초청으로 방한한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르 클레지오(69ㆍ사진)는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머지않은 시일 내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올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어 “한림원에서 어떤 한국 작가들을 거론하는지는 말 할 수 없지만 황석영, 이승우, 아나톨리 김 등은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작가들”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1년 대산문학재단의 초청으로 처음 한국을 찾은 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 1주일 전까지 서울에 머물 만큼 지한파로 알려진 그는 “한국과 프랑스는 양국 모두 전쟁을 겪었고 타 국가의 지배를 받았지만 독창성이 있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등 공통점이 많다”며 “특히 한국인들은 창의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가 현재 집필하는 ‘행복’을 주제로 한 중편 소설의 배경도 서울이다. 르 클레지오 교수는 “농촌의 풍경은 감동적이며 서울에서는 신촌을 특히 좋아한다”며 “이대 후문 근처의 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나지막한 도시 풍경, 작은 골목과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지금 쓰는 소설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의 지하철을 보면서 환상소설의 배경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13일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세계대전에서 세계화로: 문학의 질문’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는 그는 전쟁이 초래한 학살과 언어의 말살, 국가ㆍ인종ㆍ문화 간의 단절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그는 “전쟁은 타 문화에 대한 몰이해 탓”이라며 “세계 평화를 위해서는 문화적 교류가 필요한데 문학이야말로 이 같은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 문학과 영화에는 위기를 겪으면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고 갈망하는 인간들이 등장한다”며 “문학과 영화는 상당히 폭력적이지만 이를 통해 화해와 타협을 추구하려는 한국적 메시지는 세계적 차원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쟁이 터지면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음식을 구해와 가족을 부양하는 여성들이 진정 전쟁에 저항할 줄 아는 사람”이라며 “역사를 다시 쓸 수는 없지만 뮌헨 협약에 여성이 참가했다면 2차 대전은 발발하지 않았을 것이며 여성의 힘이 역사에 참여할수록 세상은 더욱 평화적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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