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미국의 중장비 업체 잉거솔랜드의 소형 건설중장비 등 3개 사업 부문을 인수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인수대금이 4억5,000만달러로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인데다 해당 기업의 경쟁력 강화 효과는 물론 우리 기업들이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해외 M&A에 눈을 돌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이번 인수로 사업영역 확대와 시장다변화를 기할 수 있게 돼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됐다. 두산의 생산제품은 대형 장비였는데 잉거솔의 소형장비를 더함으로써 제품 라인업을 완벽하게 구축하게 됐다. 시장도 지금까지의 중국 등 아시아 위주에서 북미ㆍ유럽 등으로 크게 넓어지게 됐다. 두산이 인수한 잉거솔의 3개 사업 부문은 모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으로서는 세계 시장을 무대로 뛰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두산의 이번 M&A는 우리 기업들이 세계 M&A 시장에 명함을 본격적으로 내밀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하다. M&A는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및 새로운 성장 엔진 확보의 유용한 수단이다. 한국중공업ㆍ대우종합기계 인수를 통해 식음료 기업에서 중공업 기업으로 탈바꿈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두산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글로벌 M&A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1조2,000억달러이던 시장규모가 지난해에는 3조8,000억달러로 늘어났다. M&A가 효율적인 경영전략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의 M&A는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규모가 일본의 5.5%, 중국의 8.5%에 불과해 M&A 전략이라는 말을 쓰기조차 쑥스러울 정도다. 이 같은 부진은 과거 90년대 우리 기업들의 외국 기업 M&A 실패 경험, 그리고 제도적 뒷받침이 미흡한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우리 기업들의 규모나 실력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진 만큼 M&A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기업들의 M&A 활성화를 위해 자금조달 규제 완화 등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게 기업과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