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 국내파 '살생부' 윤곽 드러났다

지난달 15일 해외 전지훈련을 나선아드보카트호가 40일 가까이 진행된 대장정을 마쳤다. 아홉 차례의 평가전(미국전 포함)과 22일(이하 한국시간) 시리아와 2007 아시안컵 예선 1차전 등 모두 10경기를 치르며 2006 독일 월드컵 본선에 따라나설 국내파멤버들의 윤곽은 확연히 드러났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선수가 있는가 하면, 눈길 한번제대로 받지 못한 선수가 있는 등 태극 전사들의 명암은 크게 엇갈렸다. 특히 시리아전 결승골 등 이번 10차례 경기에서 3골2도움으로 팀내 최다골 및최다 공격포인트를 올린 오른쪽 윙포워드 이천수(울산)는 해외파가 합류하더라도 결코 밀리지 않을 경쟁력을 선보이며 독일행에 한 발짝 성큼 다가섰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달 출항하며 전훈 말미엔 '국내파 베스트 11'이 정해질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전훈 마지막으로 치른 멕시코와 평가전. 선발 멤버는 최전방에 이동국(포항), 좌.우 윙포워드는 정경호(광주)와 이천수,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성남), 더블 수비형 미드필더는 김남일(수원)과 이호(울산), 좌.우 윙백은 김동진(FC서울)과 조원희(수원), 중앙 수비수는 김진규(이와타)와 최진철(전북), 골키퍼 이운재(수원)였다. 정경호 대신 박주영(FC서울)만 선발로 출전시킨 것을 제외하면 지난 9일 열린 LA 갤럭시전과도 똑같은 라인업이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장모상을 당해 멕시코전에서 임시 지휘봉을 잡았던 핌 베어벡 수석코치는 이날 경기 후 "오늘 멤버가 베스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선발라인업이 사실상 아드보카트 감독이 추려낸 국내파 최강 멤버로 볼 수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들에게 "10차례 원정경기 중 가장 중요한 일전"이라고강조했던 아시안컵 예선 시리아전에도 이 멤버들을 고스란히 선발로 내세웠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 치른 세 차례 공식 평가전과 시리아전까지 4경기 모두 선발로 나선 선수는 이운재, 김동진, 김진규, 조원희, 김남일, 이호, 이천수 등 7명. 이동국과 최진철, 김두현이 코스타리카전을 제외한 3경기에, 정경호도 LA 갤럭시전을 제외한 3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등 나머지 4명도 경쟁자들에 비해 선발 출전횟수가 많았다. 이동국은 부인할 수 없는 국내파 부동의 원톱이며 , 전훈 시작 전 박주영이 다소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됐던 오른쪽 윙포워드 자리 다툼에서 정경호는 후반부로가며 확실히 전세를 뒤집었다. '맏형' 최진철도 체력적으로 힘겨워하면서도 김상식 등 다른 경쟁자들을 백업요원으로 밀어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지난달 21일 그리스전부터 1일 덴마크전까지4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했던 백지훈(FC서울)이 부상으로 잠시 전열에서 이탈한 사이김두현은 시리아전에서 이번 해외원정 중 두번째골을 터트리는 등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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