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ㆍ기관 차익매물 550선까지 조정 가능성

종합주가지수가 `2차 전황장세`를 마감하고 7일만에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증시에서 전쟁랠리가 단기에 그친데다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매물 공세가 단기급등한 종합주가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9일 종합주가지수는 개장초부터 미국증시 하락 영향으로 시종 약세를 보인 끝에 전일보다 17.85포인트(3.03%) 하락한 569.47포인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전쟁랠리가 마감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펀더멘털로 다시 돌아오자 불안한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이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다시 `팔자`로 나선데다 옵션만기일을 앞둔 매물부담을 의식한 경계매물도 하락을 부추겼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5일선 지지 가능성보다 20일선이 위치한 550선 안팎까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어 미국의 승전선언이 나올 때 한 차례 더 전쟁랠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반등국면을 주도했던 개인투자가들이 지난 사흘간 매도공세를 통해 실탄을 확보한만큼 증시자금도 다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쟁랠리 마감, 펀더멘털 우려감 다시 확산=종합주가지수가 7일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것은 조기종전의 재료가 상당부분 증시에 반영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주가지수는 조기종전 기대감으로 국제유가와 금값이 급락하면서 지난달말 535.70포인트를 바닥으로 지난 8일 587.32포인트까지 10% 가까이 상승했다. 전상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를 움직였던 전쟁변수로 인해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매물이 늘어났다”며 “전쟁이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여건은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시각이 한ㆍ미 양국 주가에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기종전에 따른 경기회복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2분기에는 각종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OECD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9월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들어 전년동월비 상승률이 3%대로 떨어지고 있어 경기침체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음을 예고했다.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차익거래 잔액이 7,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이에 따른 물량부담도 매도심리를 자극했다. 또 뒤늦게 전쟁랠리에 동참했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사흘과 나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매도규모를 늘려 각각 530여억원, 430여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5일선보다는 20일선에서 지지력 기대=종합주가지수가 5일선이 위치한 569포인트선에서 힘겹게 지지됐지만 추가적인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 550선에서는 단기바닥을 확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바그다드 점령에 성공, 승전선언을 할 경우 한번 더 전쟁랠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날 현대건설을 비롯한 이라크 전후복구 관련주가 지수 조정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이어간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상승폭의 절반에 해당되는 545~550선에 20일선이 포진하고 있어 이 지수대에서는 다시 상승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펀더멘털 반영한 종목 선별=종합주가지수가 추가적인 조정국면을 이어가면 매도보다는 저가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다만 대중주가 이미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만큼 투자위험도 높아졌기 때문에 저가매수 대상종목군은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는 업종가운데 선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실적호전 업종인 해운ㆍ기계ㆍ조선업종에서 종목을 선별할 것을 권했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다른 업종에 앞서서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종목군이기 때문이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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