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한국전력이 발전용 연료전지 개발 및 제조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글로벌 경쟁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한 ‘윈윈’ 게임이다. 포스코는 연료전지 개발 외에 한전이라는 든든한 시장을 확보하게 됐고 한전은 연구개발 단계인 연료전지 사업을 보다 구체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철강과 전력 분야에서 독보적인 두 회사의 협력은 첨단기술 공동 연구개발(R&D)의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용량의 전력을 공해 없이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발전용 연료전지는 차세대 발전기술로 선진국마다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와 한전은 그동안 독자적으로 기술 도입과 자체기술 축적 등을 통해 개발을 추진해왔는데 공동 개발하기로 함에 따라 비용절감은 물론 상용화 기술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세계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서 앞서간다는 것을 뜻한다.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이 같은 상호 협력체제가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 살아 남거나 앞서가기 위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다.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의 협력체제 강화가 대표적인 예다. 첨단기술 개발일수록 공동개발은 기간 단축 및 비용절감은 물론 시너지 효과도 크기 때문에 점차 국경을 넘어 추진되는 추세다. 우리 기업도 포스코와 한전을 벤치마킹해 벽을 허물고 공동 R&D체제 구축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특히 정부가 차세대 10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지정한 차세대 반도체, 지능형 로봇, 차세대 전지, 바이오 신약,미 래형 자동차, 차세대 이동통신, 디지털TV 및 방송 등을 독자 개발하기에는 비용 등이 너무 벅차다. 정부가 앞에 나서 공동 R&D체제를 구축해 이를 극복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21일 철강업계와 손잡고 제철소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30% 줄이는 연구를 하기로 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세계 최고의 철강기술을 자랑하는 일본조차 이처럼 공동작업으로 경쟁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우리도 차세대 10대 성장동력 등 첨단산업 분야 중 포스코와 한전처럼 마음을 열면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는 공동 연구 및 개발 분야가 얼마든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