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원프라이스' 정책 "통했다"

불필요한 신경전 사라지고 서비스 좋아져
4월 내수판매 사상 최대 "빠르게 제도 정착"

“처음엔 행여 단골을 놓칠까 불안했지만 이젠 깎아달라는 고객을 찾아보기 힘들어요. 고객들도 제값을 주고 사는 게 오히려 이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지요”(르노삼성자동차 마포지점 영업맨 허성민씨) 국내 자동차시장에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가격으로 차를 판매하는 ‘원 프라이스’ 정책이 확산되면서 차량 구매의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고객들 입장에선 불필요한 신경전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다 서비스까지 훨씬 좋아지다 보니 매출이 쑥쑥 늘어나는 ‘윈-윈 효과’를 이끌어내고 있는 셈이다. 정가 판매정책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르노삼성.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나랏님도 못 깎아 드립니다!’, ‘영업소장 장모님께도 못 깎아 드립니다!’란 독특한 광고와 함께 “어느 매장을 가나 르노삼성의 차 값은 동일하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하지만 시작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박수홍 르노삼성 국내영업총괄 본부장은 “처음에는 고객들에게 ‘원 프라이스’ 정책을 아무리 설명해도 불쾌감을 나타내며 경쟁사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당장의 판매량 증가 보다는 고객과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믿음으로 단돈 4만원을 깎아준 영업사원을 징계하는 강수까지 불사했다”며 “그 결과 지난 4월 사상 최대의 내수판매 실적(9,819대)을 올릴 정도로 빠르게 제도가 정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SM5를 구입한 고객 김 모씨는 “영업점과 인터넷을 오가며 가격을 비교해서 차를 사는 불편을 덜었고, 영업사원 역시 가격할인 부담에서 벗어나서인지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 프라이스 정책은 지나친 가격할인 경쟁으로 인한 판매력의 약화를 막으면서 고객과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최근에는 쌍용차도 ‘원 프라이스’ 정책의 도입과 함께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의 허위ㆍ과대 광고를 근절키로 하는 등 ‘정도 영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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