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아파트 승계시공사업 인기

투자비 적고 판촉부담 없어 '일석이조'최근 주택건설업체들이 기존 시공업체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 사업장의 승계시공사업 수주를 본격화하고 있다. 7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최근 풍림산업ㆍ한라건설ㆍ월드건설ㆍ대한주택공사 등이 우성건설ㆍ㈜한양 등 퇴출업체들이 시공을 맡았던 사업장의 승계시공을 수주했다. 업체들이 이처럼 승계시공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초기투자비용이 적고, 기존 시공사가 이미 분양까지 마친 사업이라면 가만히 앉아서 분양대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규주택사업의 시공권을 따내려면 수주에 들어가는 홍보비용만도 수억원씩 되는데 승계시공사업은 홍보가 필요없고 이미 분양을 마친 사업장의 경우 분양판촉에 따른 부담도 적어 사업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승계시공 수주현황=풍림산업은 최근 서울 동대문구 미아5구역 재개발사업의 승계시공을 맡았다. 당초 우성이 시공을 했던 이 사업장은 총 1,800가구 규모로 현재 기초공사 정도만 완료된 상태다. 풍림은 또 동아건설이 시공한 서울 동작구 사당동 동아에코빌 재건축아파트 승계시공권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라건설과 월드건설도 각각 지난달 부천 상동지구 동보아파트(382가구)와 김포 풍무리 동보아파트(1,846가구)의 승계시공권을 따냈다. 시공낙찰금액은 각각 145억5,000만원과 765억3,700만원으로 두 단지 모두 16개월의 잔여 공사기간이 남아있다. ㈜한양의 부천시 상동지구내 2개 아파트단지 1,351가구의 승계시공은 대한주택공사가 맡았다. 이들 사업은 각각 4블록(26평형 955가구)과 11블록(35평형 396가구)의 아파트 건립사업으로 전체 가구의 96%가량이 분양돼 사업안정성이 확보됐다. 이밖에 코오롱건설도 최근 수원시 정자2지구 우성아파트(35평형 269가구)에 대한 승계시공을 맡았다. 이 단지 역시 대부분 분양돼 승계시공자의 부담이 적다. ◇향후 발주될 승계시공사업장=2월말 현재 시공사의 부도 등으로 인해 승계시공물량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 현장은 전국 31개지역 총 1만3,886가구에 이른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울 도봉구 도봉동 동아아파트로 526가구중 7가구를 뺀 나머지는 모두 분양됐다. 동아건설 자체사업이어서 승계시공사로선 재건축 사업처럼 시행조합측과 실랑이를 벌일 일도 없다. 우성건설이 시공했던 서울 성북구 정릉4구역 재개발사업(2,305가구)과 진로건설의 서울 은평구 녹번동 재건축아파트(341가구)등도 승계시공물량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풍림산업의 한 수주담당자는 "지난해에도 안산시 월곶에서 나온 1,365억원짜리 아파트 승계사업을 따낸 경험이 있다"며,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 때엔 굳이 무리한 조건에 응해가며 신규 수주사업를 따내느니 승계시공물량을 노리는 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민병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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