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번호이동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던 장기.우량 휴대전화 가입자들도 휴대전화 보조금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KTF[032390]와 LG텔레콤[032640]이 SK텔레콤[017670]의 장기.우량 가입자를 겨냥해 보조금을 2만∼4만원 가량 올리자 SKT 가입자중에서 상당수가 KTF나 LGT로 번호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KTF는 보조금을 인상한 13일부터 16일까지 SKT에서 옮겨온 가입자가 하루 평균 2천770명으로, 보조금 인상전보다 40% 늘었고, LGT로부터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하루평균 1천140명으로 약 30%의 증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LGT도 KTF보다 하루뒤인 14일 장기.우량 가입자에 대한 보조금을 인상한 결과 번호이동 가입자가 보조금을 올리기 전보다 14∼15%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이 SKT의 장기.우량 가입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번호이동을 유도한 셈이라는 게 KTF와 LGT의 분석이다.
KTF는 "비교 기간인 13∼16일에는 주말이 포함돼 있어 평상시보다 신규 가입자들이 많은 시점"이라면서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보조금 인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SKT는 자사 가입자의 일부 이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망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SKT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보조금을 올린 이후 실적은 주말이 포함된데다 짧은 기간의 결과여서 이를 놓고 아직 소비자들의 움직임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면서 "좀 더 지켜본 뒤 보조금 인상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KT가 KTF와 LGT에 적극 대응해 보조금을 인상할 경우 이동통신 시장은 보조금 경쟁으로 또 한바탕 요동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