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길 前실장 '중도실용 이론서' 발간

‘중도실용주의 이론서’ 출간


정정길(사진) 전 대통령실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인 중도실용주의를 이론적으로 조명한 책을 후배 학자들과 함께 공동 출간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역임한 정 전 실장은 ‘전문가들이 본 이명박정부의 국정철학-중도실용을 말하다(랜덤하우스)’란 책의 제1장 ‘중도실용주의의 이해’란 글에서 “중도실용의 바람직한 정책조합을 찾는 일은 엄청나게 힘든 일이며 자칫하면 좌우대립축의 중간영역 적당한 곳에서 인기영합주의적이거나 기회주의적인 정책을 추진하기 쉽다는 점을 정책 결정자들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 글을 통해 X축을 경제성장 비용 지출, Y축을 복지 비용 지출로 하는 그래프를 통해 중도의 이론적 위치를 시각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다양한 정책대안 가운데 좌ㆍ우 극단에 속하는 것을 제외하고 현실적으로 채택 가능한 실현가능 범위내에서 선택해야 하며, 그 중에서도 임계점 내부의 것을 선택하고, 가능하면 그중에서도 최적점에 가까운 정책조합을 선택해야 올바른 중도실용주의를 추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 수준의 복지비용 지출까지 삭감하면서 성장비용을 많이 투입해 복지효과가 제로(0)에 가깝게 되는 ‘복지 임계점’과 경제성장 비용 지출을 지나치게 축소하고 복지비용을 과도지출해 성장효과가 제로에 가깝게 되는 ‘성장 임계점’을 넘어가는 정책은 지속가능 발전 효과가 마이너스(-)가 돼 국가발전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집필 과정에서 중도실용주의와 관련된 동ㆍ서양의 고전들을 다시 숙독했다고 한다. 특히 불교의 중관론(中觀論), 유학의 중용(中庸), 세종과 정조 시대의 실용적 국정운영, 실학파 사상, 헤겔의 변증법, 미국의 프래그머티즘 등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도 이 책의 집필에 참여했다. 송호근 교수는 이 책에서 “진보정권이 폈던 정책을 사안별로 검토해 수용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강조할 점은 급격한 선회와 단절은 금물이라는 사실”이라며 “실용주의가 개혁정치로 승화되려면 정책의 보수회귀도 중요하지만 좌파정책의 선별적 수용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원택 교수는 “대통령 주변의 주요직책에 대한 등용범위를 넓히고 합리적 진보인사까지 수용하는 과감한 통합형 인사야말로 중도실용의 정치를 국민에게 가장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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