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리스크 관리사업]‘널뛰기 환율’ 피해막기 공동전선

`환리스크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기업을 구출하자`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김유채)이 추진하는 `중소기업 환리스크 관리` 사업의 핵심이다. 중소기업들은 오랜 연구와 축적된 기술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고도 부주의한 환관리로 막대한 피해를 입어왔다. 중진공의 환리스크 관리사업은 중소업계의 환관리 어려움을 공동으로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경기도 의왕의 한 중소기업 사장은 “달러 수출대금을 가지고 있다가 환율하락으로 수출 마진을 고스란히 날린 안타까운 일이 주위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전문지식도, 인력도 없어서 그냥 운에 맡기고 있을 뿐”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중소기업 환 손실 수조원대= 지난해말 외화표시 프라이머리 CBO를 발행해 4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한 한 기업은 외환지식이 없는 직원이 딜링(거래)을 잘못해 한 순간에 4,0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7월 중소기업 183개 업체를 대상으로 환관리 실태를 파악한 결과 이중 17%만이 환관리 내부규정과 손실한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외환리스크 관리 전담인원 역시 대기업은 평균 1.7명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0.8명에 그쳐 규모가 영세한 중소기업의 환 관리에 큰 구멍이 뚫려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1년 700여 상장기업들이 입은 환손실 규모가 1조7,000억원에 비춰볼 때 유통업을 합친 30만개 중소기업들의 연간 총 환손실액은 수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연간 수출입금액이 5,000만달러 이하인 업체수는 4만3,000개, 금액은 5,901억달러(약 71조원)다. ◇1,000개 기업이 함께 은행에 환관리 위탁= 그 동안 외환거래 은행들은 규모가 적다는 이유로 중소기업의 환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소규모 외환을 한데 묶으면 최대 50억달러 규모가 되는 대형 외화자산이 되고 이를 한곳의 전문 외국환은행에 맡겨 집중 관리한다는 포석이다. 중진공의 목표대로 6월부터 외환거래 아웃소싱이 시작되면 대행은행은 1,000개에 달하는 희망 중소기업들의 보유 외화자산을 통째로 맡아 환리스크를 관리하게 된다. 아울러 외화결제가 필요한 중소기업은 대행은행이 구축해준 홈트레이딩 시스템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외환딜러에게 주문을 내 돈을 바꿔 쓰면 된다. 중진공은 기업들의 결제불이행 등 결손금을 충당하기 위해 기업들로부터 일정 비율의 외환거래 증거금을 받는 동시에 중진공의 자체 기금도 일부 투입할 예정이다. 중진공의 한 관계자는 “외환거래 규모가 작고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외환거래 전문가를 양성하거나 보유하기가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해 지방을 순회하는 외환거래 교육도 적극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진기자 sk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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