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개정을 불법으로 추진해 물의를 빚고 있는 부산상공회의소 김성철 회장에 대해 부산 각계각층의 범시민ㆍ사회단체들이 나서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부산상의 내분 사태에 범시민사회단체가 가세한 것은 처음으로 김 회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부산지역 4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부산시민단체협의회는 김 회장에 대해 13일까지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범시민운동기구를 결성해 조직적인 퇴진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부산경실련도 성명을 내고 “서면결의서를 통한 정관개정은 상위법인 상공회의소법과 기존 정관에 명시된 절차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정관개정을 통해 조직을 사유화하려는 김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정희 부산소비자고발센터 회장은 10일 부산시를 방문해 “몰염치한 김 회장의 작태를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다”며 부산시장이 특단의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부산상의 노조는 지난 8일부터 김 회장 사퇴를 위한 ‘부산상의 투쟁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사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노조는 출정식 성명에서 “불법적인 정관 개정 추진 등을 자행한 김 회장이 자숙은커녕 부회장단들의 동반 사퇴 요구마저도 묵살했다”며 “부산상의와 지역경제계의 발전을 위해 실력행사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부터 김 회장 출근저지 투쟁에 나섰다.
부산상의 부회장단 8명과 감사 2명,상근부회장도 지난 6일 김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장단 회의를 열고 김 회장의 상의 공금횡령 등의 전횡과 불법 정관개정을 이유로 전체 회장단 동반사퇴를 촉구했으나 거부당했다.
부산 경제계 일각에서는 김 회장 사퇴를 둘러싼 상의노조의 반발과 부회장단의 동요로 상의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까지 초래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