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재벌에 약하다" 질타

■ 정무위 전체회의국회 정무위는 7일 전체회의를 열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고 '재벌에 약한 공정위'와 신용카드 수수료 폭리 및 공정경쟁촉진 대책 등을 도마위에 올렸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공정위가 삼성그룹 등 재벌에 너무 약한 것 아니냐"며 강도 높게 비판했으며 민주당 의원들은 신용카드 수수료 폭리 및 담합ㆍ시장독점 등을 막기 위한 공정위의 감시ㆍ감독ㆍ조사권 강화 등을 주문했다. ◆ 재벌에 약한 공정위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지난 98년과 2000년 삼성자동차와 삼성카드는 공정위의 현장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했으며 지난 1월에도 삼성카드가 또 한차례 조사를 방해했으나 공정위는 이를 '해프닝'이라고 변명했다는 소리가 있다"며 "무소불위의 삼성에 무기력한 경제검찰의 모습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특히 "공정위는 2000년 10월 공정위 조사를 방해한 개인에 대한 과태료를 1,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해놓고 삼성카드 조사방해건과 관련, 조사를 방해한 직원 15명 중 2명에 대해서만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하는 데 그쳤다"고 추궁 강도를 높였다. 한나라당 김부겸 의원 역시 "지난 1월 공정위는 대우의 위장계열사 6개를 적발해 발표했으나 이런 적발행위는 대우그룹이 해체되기 전에 했어야만 공적자금 투입규모를 줄이는 데 기여하는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면서 "이제라도 적발한 게 다행이긴 하지만 이는 '버스가 떠난 뒤에 손 흔드는 격 아니냐'"고 가세했다. 김 의원은 이어 "공정위는 재벌의 부당내부거래 조사방해 등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아무런 힘이 없어진 대우 위장계열사나 한건식으로 발표하고 있다는 비난도 있다"고 지적했다. ◆ 신용카드 수수료 폭리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신용카드사들은 신용도가 높고 거래실적이 우수한 극히 일부 고객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내리는 대신 대다수 일반고객에게는 수수료를 제대로 인하하지 않고 있으며 현금서비스 수수료만 일부 낮추고 할부수수료 및 카드론의 이자율은 거의 내리지 않는 등 형식적인 수수료 인하에 그치고 있다"며 "카드사들이 변칙적으로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공정위의 수수료 인하명령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특히 "수수료 인하과정에서도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거의 동일한 인하율을 책정하는 등 담합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철저한 감시ㆍ감독을 촉구했다. 민주당 이훈평 의원은 "카드 수수료 인하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조달금리 하락에 의한 비용절감 효과를 감안할 때 카드사들이 운용금리를 현행 연 20% 수준에서 6%포인트 정도 더 인하할 수 있다"며 "앞으로 계속되는 카드사들의 담합을 방지하고 적절한 수수료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카드사에 맡겨진 수수료 결정체계를 외부기관에서 검증하는 등의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동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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