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회계기준을 주도하는 국제회계기준이사회(ISAB)가 내년부터 스톡옵션의 비용처리를 의무화하기로 확정, 독자 기준을 사용하는 미국도 이에 동참할 공산이 커졌다.
20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7,000여개 유럽 증시 상장 기업들과 미국이 빠지긴 하지만 국제회계기준(ISA)를 회계기준으로 채택한 전세계 90여개국 기업들은 2005년 1월부터 IASB의 새 기준에 따라 스톡옵션을 반드시 비용계상 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회계 기준이 ISA와는 달라 아직 스톡옵션의 비용 처리를 의무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엔론 스캔들 이후 회계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 조만간 미국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IASB격인 미 금융회계기준위원회(FASB)는 3월까지 스톡옵션을 비용처리하라는 권고안을 마련할 방침이며, 올해말까진 스톡옵션의 회계 처리 기준을 정하고 유럽과 마찬가지로 2005년부터는 새 규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AWSJ는 최근 미-유럽간 회계기준 통합에 합의한 상태여서 FASB가 IASB와 다른 길을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FASB는 현재 결산보고서의 하단 각주에 스톡옵션 관련 내용을 별첨하는 식으로 스톡옵션의 비용처리를 피하고 있다. 스톡옵션 비용처리를 주장하는 기업들은 물론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워렌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 같은 비판론자들은 이 같은 미국의 현행 회계기준이 기업의 수익을 부풀려 투자자들을 오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은행 베어 스턴스에 따르면 현재 GMㆍ시티그룹 등을 비롯 미국계 500여개 기업들이 회계 투명성 강호 차원에서 스톡옵션의 비용처리를 결정한 상태. 그러나 특히 인텔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의 경우 스톡옵션의 비용처리가 임직원들에게 대한 강력한 보상 수단을 위축시킬 뿐 아니라 계산 방법이 명확치 않아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FASB의 막판 결정을 놓고 찬ㆍ반 양진영간 마찰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