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KT아이컴이 합병 출범일을 지킬 수 있을까`
두 회사는 합병출범 예정일을 3월1일로 잡아놓고 있으니 인허가권을 쥔 정보통신부가 IMT-2000사업의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요구하며 늑장을 부리고 있다.
특히 합병허가의 실질적인 결정권을 쥔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는 장관교체기와 맞물려 아직 소집 일정조차 없어 KTF 내부에서는 합병출범이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정통부와 KTF측에 따르면 정통부는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KTF와 KT아이컴의 합병인가 검토를 위한 전문가회의에 들어가 합병과 관련된 법적인 문제와 향후 투자방향 등의 문제를 다뤘다.
이 자리에서 정통부는 KTF측에 현재 WCDMA 등과 관련된 IMT-2000사업에 대한 투자방향 구체화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TF측은 올 3세대 이동통신 투자액 2,348억원 가운데 WCDMA에 1,348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EV-DO에 투자하고 추가로 책정해 놓은 1,000억원은 향후 시장상황을 봐가며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합병을 계기로 정통부는 오는 6월부터 KTF가 처음 상용화하는 IMT2000서비스의 조기 활성화와 통신장비시장 확대를 꾀하기 위해 `투자규모를 좀 더 늘리라`는 간접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장관교체와 합병 건이 겹치면서 중요한 사안을 쉽사리 결정 내릴 수 없다는 정통부내 속사정도 맞물려 있다.
이와 관련해 이동통신업계에서도 KTF측이 현 장관 임기내에 별다른 이견없이 합병이 마무리될 것을 믿고 합병예정일도 3월1일로 잡았는데 이 같은 계획에 `금이 가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KTF측은 “IMT-2000시장이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서 투자액을 늘리는 것은 어렵지만 서비스 지역망을 좀더 넓히는 것은 고려해 볼 수 있는 수준”이라며 “정부의 합병인가가 지연될 경우 자연스레 합병 출범일도 늦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KTF와 KT아이컴의 합병인가 검토 작업은 계속 진행중이지만 아직 정보통신정책심의위의 일정이 잡힌 것은 아니다”며 “KTF 이후에 SKT와 SKIMT간의 합병도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영일기자 hanu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