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산업의 중심지인 경남 지역에 위치한 대학들이 앞다퉈 조선관련학과 신설에 뛰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학의 조선산업 인력양성 수요가 과잉이 될까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올해 들어 경남대와 창원대는 조선관련학과를 신설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고, 거제대학은 대우조선해양이 조선 인력 확보를 위해 아예 대학을 인수하기로 하고 대학에 대한 평가ㆍ실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남에서 2011년까지 예상되는 신규 조선인력 수요는 3만여명에 이르고 있으나 실제 공급 인력은 절반수준으로 크게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경남대는 올 상반기 조선해양IT공학과를 설립한 후 1학기 수시모집에서 내년 신입생을 뽑고 있다. 경남대는 올 상ㆍ하반기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에서 40명의 신입생을 선발해 학업을 수행할 방침이다.
창원대는 지난 10일 교육부에 메카트로닉스공학부내에 조선공학전공을 신설해줄 것을 신청했다. 학부내 정원을 20여명 늘려 조선산업을 선도할 인력을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창원대학의 조선공학전공 신설은 조선업체들의 요구에도 힘을 입었다. 최근 STX조선과 대우해양조선, 삼성중공업, SLS조선 등이 창원대학교에 조선공학과를 개설 해줄 것을 골자로 하는 건의서를 교육인적자원부에 전달한 것이다. 이들은 건의서에서 “조선산업의 물량확대 및 지속적인 성장에 따라 조선산업을 선도할 우수 인력의 양성 및 수요가 대폭 필요하다”고 밝혔다.
창원대 관계자는 “그동안 조선관련학과는 서울에 많았고 서울 졸업생들이 취직을 했다가도 그만두는 등 이직율이 높아 조선업체들이 골머리를 알아왔다”며 “지역에서 고급인력이 배출되면 이 같은 취약점을 없애고 최고의 조선산업으로 발전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학과 과잉 중복 신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조선공학과의 한 교수는“현재 대학의 실정은 군복무 등으로 입학 후 7년이 지나야 현장으로 나갈 수 있다”며 “조선 경기가 나빠질 경우를 감안해 무리한 학과 개설은 자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경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김동준 교수도 “현재 1년에 전국 13여개 대학에서 700여명이 배출되고 있는 데다, 입학에서 졸업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며 “앞으로 조선산업이 어떻게 변할지를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