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의사·간호사들이 더 무서워한다

50%·48%가 "가장 두려운 질병" 응답… 일반인보다 높아

의사ㆍ간호사들이 일반 환자들보다 더 암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삼성병원은 의료진과 일반인의 질병인식 차이 연구를 위해 의사 105명, 간호사 196명, 내원환자 32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의사의 50%와 간호사의 48%가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으로 '암'을 꼽았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암을 가장 두려운 질병으로 꼽은 환자군 응답비율(43%)보다 높은 것이다. 암이 가장 두려운 이유에 대해 의사의 39%, 간호사의 36%가 '회복 가능성이 낮아서'라고 응답했으며 '고통이 심해서(19%)'라는 이유가 뒤를 이었다. 반면 환자의 경우 '회복 가능성이 낮아서'와 '가족에게 피해를 줘서'라는 응답이 22%와 21%로 비슷하게 나와 가족을 더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70대는 가장 두려운 이유로 '가족피해'를 1위로 꼽았다. 암 다음으로 두려운 질병으로는 의사가 치매ㆍ뇌졸중ㆍ심장질환 순으로 꼽은 데 비해 간호사는 뇌졸중ㆍ우울증 등의 정신질환, 치매 순서로 답했다. 환자의 경우 뇌졸중ㆍ치매 순이었으며 정신질환은 비교적 순위가 낮은 6위권이었다. 간호사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정신질환이 두렵다고 높게 나온 것은 다양한 정신질환 환자를 보살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병원 측은 분석했다. 치료방침에 대한 의사결정을 묻는 질문에는 의사의 77%가 '의료진 의견에 따르겠다'고 답했으며 19%만이 '내 의지대로 치료하겠다'고 답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동원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 의사와 일반인의 질병에 대한 시각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암을 가장 두려운 질병으로 지목한 것은 획기적인 치료방법이 없는데다 고통이 심하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또 "의사집단도 병에 걸리면 다수(77%)가 의료진 의견에 따르겠다고 응답한 것은 국내 의료서비스를 신뢰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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