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사태 악화와 포로학대 추문 등으로 국제적 뭇매를 맞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일 로마를 시작으로 한달여간 유럽을 순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보안당국이 초비상경계에 들어갔다.
터키는 이슬람 테러세력의 로켓공격에 대비해 부시가 머물 이스탄불 소재 특급호텔에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대공방어망을 구축했다. 지난 4월 부시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28~29일) 참석차 터키에 온다는 보도가 나간 후 부시 암살혐의로 터키 이슬람무장단체 소속 대원이 체포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첫 기착지인 로마에서부터 10만명 이상의 반(反)부시 시위에 맞닥뜨리는 등 순탄치 않은 외유를 예고하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국내적으로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3,000명의 이탈리아군을 철수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어 이라크정책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얻으려는 부시의 외교정책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부시는 로마 방문후 곧바로 이라크전 반대그룹을 주도해온 프랑스로 직행한다. 부시는 이어 25일 미ㆍEU 정상회담이 열리는 아일랜드에는 극도의 보안을 위해 한밤 늦은 시각에 샤논 공항에 도착해 근처 드로모랜드 성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영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슬람 테러 위협 때문에 보안을 강화하느라 외부에 얼굴 한번 못내민 채 철창 아닌 철창에 갇힌 채로 무사히(?) 사흘 일정을 마무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