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기업인 대한통운의 새 주인은 내년 초 발행되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 신주를 인수한 업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존 대주주 지분의 의결권을 인정받지 못하게 돼 대한통운 인수전은 원점에서 재출발하게 됐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ㆍSTX팬오션 등 대한통운 대주주들은 지난 6일 이랜드개발이 창원지법에 제기한 국제상사의 기업매각절차 속행중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됨에 따라 대한통운 인수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는 구주(舊株)의 51.7%를 보유하고 있던 국제상사의 경영권을 법원이 제3자 배정 유상신주 발행을 통해 E1에 넘기자 “기존의 대주주 의사를 무시하고 제3자에 매각했다”며 기업매각절차 속행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었다. 하지만 법원은 “주주 권리를 침해한 것은 맞지만 법정관리회사의 주주에 의결권이 있다는 취지가 아니다”며 이를 기각했다.
이 같은 법률논리는 같은 법정관리회사인 대한통운 인수전에도 그대로 적용돼 기존의 대한통운 대주주가 확보한 지분은 무의미해졌다는 게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호산업과 STX팬오션ㆍ골드만삭스 등은 내년 초로 예정된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기 위해 지난해부터 장내매수 등을 통해 각각 지분 13.49%, 14.8%, 15.01%를 확보한 상태다.
박태준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판사는 “대한통운의 경우 국제상사와 달리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의한 매각 방침이 정관에 명시돼 있어 논란이 더 적을 것”이라며 “연말쯤 리비아 대수로청이 대수로 2단계에 공사에 대한 최종완공증명서(FAC)를 발급하면 내년 초 관련 매각 절차를 진행, ‘지분의 50%+1주’를 새로 인수한 업체가 경영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