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판매가 지난해 9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며 승승장구하던 수입차도 금융위기 한파는 피하지 못했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4,273대에 그쳐 9월보다 23.4% 감소했다. 지난해 10월에 비해서는 14.3% 줄었다. 21개 브랜드 가운데 GM코리아의 사브 등 3개를 제외한 18개 브랜드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혼다는 9월 한달간 국내에서 1,000대를 넘게 팔았지만 10월에는 693대에 그쳐 46.7%라는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의 감소폭도 각각 25.3%, 21.2%, 18.4%에 달했다. 판매량을 브랜드별로 보면 혼다가 여전히 1위를 지켰으며 BMW 553대, 메르세데스-벤츠 529대 순이었다. 배기량별 등록대수는 2,000㏄ 미만이 1,314대(30.8%)로 중소형차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4,000㏄ 이상의 대형차가 321대(7.5%)로 가장 낮아 최근의 불황을 여실히 보여줬다. 모델별로는 혼다 어코드 3.5(280대)가 10개월 연속 독주를 계속했고 BMW 528(239대)과 렉서스 ES350(164대)이 뒤를 이었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은 할부금융과 리스 등 자동차 관련 금융경색과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수입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 업체들은 소비 급감과 신용경색, 환율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특히 “엔화의 경우 최근의 환율 상황 악화가 원ㆍ달러 환율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에 일본차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있는 형편”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스바루는 코오롱과 합작법인을 세워 내년 4∼5월 한국에 들어오려 했지만 최근 사업을 보류하는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지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