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중점 육성하고 있는 광 산업체들의 자금난이 가중돼 줄줄이 도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광산업체에 지원돼오던 정책자금 상환이 올부터 시작되면서 불황에 시달리던 업체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관련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대부분의 업체들이 겨우 2~3년 밖에 안된 신생업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IT불황으로 매출 실적마저 미미해 금융권의 추가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대단히 낮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의 자금지원이 없거나 묶일 경우 부도가 우려되는 것은 가정이 아니라 현실로 바로 나타날 것”이라면서 대출금의 출자전환이나 보증서 발급조건 완화 등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엔젤투자와 주식공모, 정책자금 등 200억원의 자금을 기술개발과 생산설비에 투자한 A사의 경우 극심한 매출부진으로 부도 위기에 처해 있다. 이 회사가 부도 직전까지 몰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IT산업의 불황 때문이다. 매출실적은 미미한데 자금 상환까지 해야 하는 처지는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작 금융권에서는 광 산업에 대한 추가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급 금융기관에서는 대출조건을 대폭 강화했고, 대출규모 역시 관련사의 매출실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기관이 광 산업체에 지원을 꺼리는 또 다른 이유 중의 하나는 광 산업체의 마케팅 능력의 부족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기술개발 부문에만 투자를 하고, 정작 영업분야에는 무관심한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제 광부품을 제조하는 B사는 지난해말 벤처 투자자금을 유치해 부도 위기를 겨우 넘겼으나 아직 매일 자금수급에 신경을 쓸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진 외국에서도 인정할 만한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회사 제품에 대한 수요처가 많지 않은데다 영업능력이 미진해 새로운 시장개척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광산업진흥회는 “2~3년 된 신생업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광 산업은 특성상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장기적 측면에서 매출이 증가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주=최수용기자 csy1230@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