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흑자 유지위해 총수요 관리 서둘러야"
한국은행 보고서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총수요를 적정수준에서 관리, 급증하고 있는 수입증가세를 억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9일 「경상흑자 감소추세에 대한 평가와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최근 급격히 줄고 있는 경상흑자가 적자로 전환될 경우 외환위기 이후 경기회복단계와는 반대로 국가신인도 하락-외국자본 이탈-외환보유액 감소-금융·외환시장 불안-실물경기 위축 등 우리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최근의 경상흑자 감소는 국제유가 급등 경기 외적 요인도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경기가 상승하면서 수입이 수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수입의 경우 지난 80년대에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1.5배(탄력성)였으나 90년대 들어서는 수입개방확대 등으로 경제가 수입의존적 구조로 바뀌면서 2.4배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GDP보다는 세계경기 등에 영향을 받는다. 실제 올 들어 8월까지의 수출증가율은 26.7%였으나 수입증가율은 이에 2배에 가까운 45.8%였다.
이 보고서는 실제 90년 들어 GDP와 경상수지의 움직임을 살펴보더라도 GDP순환변동치(현 경기수준을 나타냄)가 커질수록 경상수지가 뚜렷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경상수지의 흑자기조 정착을 위해서는 수입증가세를 낮출 수 있도록 총수요를 적정수준에서 관리하는 게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입이 거의 완전자유화돼 있는 상황에서 미시정책으로는 단기간 내에 수입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통화, 재정 등 거시경제 정책을 안정적 운용을 통해 총수요를 적정수준에서 관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또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절약형 경제구조로의 전환과 부품·소재산업 육성 등을 통한 수입 의존적인 경제구조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기술개발 등으로 인한 비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수출 품목의 다양화 등을 통해 수출기반을 강화하고 해외여행 자제, 국내경영컨설팅 업체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서비스수지 악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종훈기자
입력시간 2000/10/0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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