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엔 허용ㆍ일반병원은 불허, 병원수익사업 형평성 시비

같은 비영리 의료법인간에도 소관부처ㆍ법령에 따라 수익사업(부대사업) 허용 잣대가 달라 형평성 시비가 일고 있다. 12일 보건복지부와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국립ㆍ사립학교법(교육부) 적용을 받는 대학병원은 수익사업이 허용되지만, 의료법(복지부) 적용을 받는 일반 비영리 의료법인 병원은 원칙적으로 수익사업을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대한병원협회는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병원 여유공간에 식당ㆍ편의점ㆍ은행점포나 의원 등을 유치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회원(일반 의료법인)들의 의견을 수렴, 복지부에 의료법 관련조항을 개선해줄 것을 건의했다. 병원협회의 성익제 사무총장은 “학교ㆍ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대학병원 등은 패스트푸드점ㆍ식당ㆍ슈퍼ㆍ은행ㆍ장례업자 등에 공간을 임대하거나 직영해 적자를 메꾸고 있지만, 일반 비영리 의료법인은 이 같은 수익사업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며 “목적사업 수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수익사업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협회에 따르면 일부 의료법인 병원의 경우 환자가 줄거나 의사들이 개업하는 바람에 입원실ㆍ진료실이 남아돌아 그 공간을 개업의사에게 임대하거나, 여유공간을 매점ㆍ식당 등으로 임대하려 해도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를 받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의료법상 의료인ㆍ의료관계자 양성ㆍ보수교육, 의료ㆍ의학관련 조사연구 이외의 부대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병원협회의 한 관계자는 “지나친 보험수가 억제로 정상적인 진료활동만으론 적자운영을 탈피하기 어렵다”며 “부대사업으로 생긴 수익을 병원운영 이외의 목적에 사용할 수 없도록 명문화하면 수익사업에 치중하는 등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영리법인은 출자자에 대한 배당 등을 할 수 없어 수익을 내더라도 재투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비영리 의료법인 병원에 수익사업을 허용하는 문제는 정부가 의료법인을 소유하고, 병원 이사장 등은 경영권만 갖는 현행 의료법인 소유구조의 변화와도 연관돼 있어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허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중장기적으로 ▲일본처럼 토지ㆍ건물만 기본재산으로 출연하고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의료설비법인(의료인력ㆍ설비 등을 갖춘 병ㆍ의원 법인)을 허용하거나 ▲의료시장 개방에 맞춰 주식회사 형태의 영리 의료법인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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