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루증을 방치할 경우 부부관계 악화는 물론 우울증, 발기부전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먹는 조루증 치료제가 국내에 곧 출시될 전망이어서 조루증 치료의 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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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독일, 스웨덴, 핀란드, 오스트리아 등 유럽 4개국은 세계최초로 먹는 조루증 치료제인 ‘프릴리지’(성분명 다폭세틴)의 사용을 승인했다.
다국적 제약사 한국얀센은 ‘프릴리지’의 국내 판매를 위해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시판 허가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하반기에 먹는 조루증 치료제가 국내 출시될 것으로 보여 그간 바르는 것에 의존했던 조루증 치료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 먹는 발기 부전 치료제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국내 성기능장애 치료제 시장에 조루 치료제까지 가세함으로써 시장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발기부전과 함께 남성 성기능 장애의 대표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조루증에 대해 알아본다.
◇통상 5분 이내 사정시 조루증=조루증은 가장 흔한 성기능 장애중 하나로 사정까지 이르는 시간이 매우 짧은 것을 말한다. 몇분 내에 사정해야 조루증으로 진단한다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국내 비뇨기과 의사들에 따르면 통상 음경이 질에 삽입된 후 5분 이내에 사정하거나 왕복운동 15회 이내에 사정하는 경우를 조루증이라고 말한다.
국제성의학학회(ISSM)에서는 이보다 짧은 1~2분 이하인 경우를 조루증으로 규정하고 있다. 수치상으로 규정하는 것 외에 자신이 사정을 하고자 하는 욕구보다 일찍 사정되는 경우나 파트너가 만족할 정도의 충분한 시간동안 관계를 갖지 못하고 사정하는 것도 폭넓은 의미의 조루증으로 볼 수 있다.
함원식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조루증은 남성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의 60~70%, 일반 성인 남성의 35% 이상에서 증상을 호소하는 가장 흔한 남성 성기능 장애”라고 말했다.
조루증은 성적 자극에 대해 과민 반응해 빠르게 흥분에 다다르는 질환으로 노화로 인해 말초 혈액순환 문제로 생기는 발기부전과는 확연히 다른 질환이지만 조루증이 심할 경우 발기부전을 불러오기도 한다. 다만 조루는 모든 연령대에서 비교적 고르게 발병하는 반면 발기부전은 나이가 들수록 환자가 급증한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조루증 왜 생기나=조루증의 원인은 신경계통의 장애, 성기의 병적상태나 귀두 부위의 과민성, 내분비선의 장애 및 정신적 장애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발기장애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을 찾게 되면 음경귀두의 진동감각 특성이나 음경신경의 부위별 검사 등을 거쳐 기질적인 원인을 파악해낸다. 또 심혈관 질환, 요로질환 등이 있을 경우에도 조루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성원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성행위에 대한 불안감, 잘못된 성행위 습관 등 정신적 요인으로 인한 조루증의 경우 지속되면 전체적인 성생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즉 심리적인 원인으로 인해 오는 조루증인데 무분별하게 바르는 국소도포제 등을 남용할 경우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으며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조루증 놔두면 삶의 질 저하=조루증이 악화되면 대인관계 및 부부관계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고 전반적인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함원식 교수는 “조루증은 상대와의 친밀감을 손상시키며 조루증 환자는 우울증에 빠지거나 또 다른 성적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상대여성 또한 뭔가 잘못됐다거나 자신이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돼 점점 관계가 악화된다”고 말했다. 함 교수는 또 “조루증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을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되거나 이차적으로 발기부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외국의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루증 환자의 과반수가 ‘조루에 대한 걱정 때문에 성관계를 적게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실제 한해동안 행해지는 성관계 횟수가 정상인 남자보다 35% 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르는 방법에서 먹는 약으로=조루증 치료시 가장 오랫동안 널리 사용돼 왔던 방법은 크림 도포법이다. 과민성을 억제하기 위해 성관계 전에 ‘리도카인’ 등의 국소 마취제 성분이 들어있는 크림을 귀두에 바르는 것이다.
이 경우 약 10~30분 가량 사정을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약을 바른 뒤 20분 후에 씻어내고 관계를 가져야 하는 등 사용상 번거로움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또 장기간 사용시 감각이상을 초래하고 파트너의 질마저 마취시켜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등 부작용이 있다.
이 같은 불편함을 개선시키고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 개발된 것이 ‘프릴리지’ 같은 먹는 약이다. 프릴리지의 임상결과에 따르면 성관계 1~3시간 전에 복용할 경우 7시간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전문의약품인 만큼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약물 사용이 싫다면 ‘멈췄다가 다시하기(Stop&Start)’ 등의 행동요법도 있으나 이는 파트너의 인내와 협조가 필요하고 효과가 적은 것이 약점이다. 증상이 심할 경우 음경의 일부신경을 차단하는 수술요법을 쓰기도 한다.
또한 정신적인 원인으로 인한 조루증의 경우 정신과 의사나 심리치료사가 시행하는 ‘성 치료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경우 부부가 함께 치료에 참여하며 정신치료와 성훈련기법을 병행하게 된다.
함 교수는 “조루증의 치료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커플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라며 “올바른 성에 대한 이해와 서로간에 쌓인 불만이나 불안을 먼저 해소해야 치료 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