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옵션 만기 “매물 이미 소화”, 프로그램 매수 유입 기대

13일 옵션만기일를 맞아 당초 우려했던 프로그램 매물부담은 큰 충격 없이 지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고평가된 선물을 팔고 저평가된 현물을 사서 쌓아 놓은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1조4,000억원에 달해 옵션만기일을 맞아 매수차익거래 청산에 따른 매물이 나올 것이란 우려가 높았지만 시장반응은 의외로 차분한 상황이다. 오히려 옵션만기 이후 추가적인 프로그램 매수세도 유입될 수 있어 기간조정 흐름을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의 하방경직성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2일 종합주가지수는 개인과 외국인의 관망세 속에 프로그램 매수세가 장을 이끌며 전일보다 8.54포인트(1.08%) 오른 796.31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의 경우 옵션만기를 하루 앞두고 청산물량이 나올 것으로 우려됐지만, 이와는 반대로 770억원의 순매수를 보이며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일시에 거둬들이는 외국계 증권사의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 들어왔다. 전문가들은 지난 10일 3,000억원에 가까운 프로그램 차익매물이 일시에 쏟아지며 만기에 따른 급매물은 이미 소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 과거 옵션만기에 지수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고, 만기 이후 연말 배당을 노린 프로그램 매수세의 추가유입이 기대돼 수급상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옵션만기일 충격 없을 듯=이날 현재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액 중 옵션과 연계된 물량은 6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순수하게 옵션만기와 연관된 매물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보다 중요한 변수인 선물 연계 매수차익거래 잔액의 청산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 베이시스도 0.4포인트 정도에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차익거래자들이 쉽사리 청산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만기일에 예상되는 매물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승훈 대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베이시스가 0.2 수준으로 축소되지 않는 한 이번 만기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베이시스가 견조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최근 조정양상이 급격한 가격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베이시스 움직임을 주도하는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지난 9월물 만기 이후 2만계약 가량의 누적 순매수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충격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옵션만기일 일반적으로 지수상승 패턴 보여=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이후 3년간 매월 두 번째 목요일인 옵션만기일에 종합주가지수는 평균 0.49% 올라, 만기일을 제외한 목요일의 지수 상승률(0.20%)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 32번의 만기일 가운데 63%인 20번은 지수가 올라 만기일에 평균적으로 지수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옵션만기에 따른 물량부담은 만기일 이전에 미리 반영되는 만큼 만기일 당일에는 오히려 지수가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만기일 당일 지수의 변동폭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만기 이후 프로그램 매수세 추가유입도 가능=만기를 맞아 일부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더라도 이 물량들은 만기 이후 다시 재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수급상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연말을 맞아 프로그램 매수에 나설 경우 배당 메리트까지 더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선물 12월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수물량을 3월물로 만기연장할 경우 배당수익까지 거둘 수 있고, 인덱스펀드의 경우도 배당을 노리고 펀드 내 선물을 현물로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프로그램 매매가 주식시장에 일시적인 충격이나 도움을 줄 지라도 추세 자체를 주도하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프로그램 매매는 투자판단의 보조지표로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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