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성공사례가 세계에서 한국의 존재감을 향상시켰다." 연일 '한국 배우기'에 여념이 없는 일본이 이번에는 한국 주요 기업의 경쟁력을 집중 조명했다. 지난 13일자로 발매된 일본의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는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세계화 전략 등을 다룬 특집기사가 실렸다. 대상은 삼성전자ㆍLG전자ㆍ포스코ㆍSTX그룹ㆍ두산중공업 등 5개사. 3월 말 이코노미스트의 '삼성전자에서 배우는 신흥국시장 공략법', 니혼게이자이의 '세계로 약진하는 한국 기업으로부터 배우자'라는 사설 게재 등 '한국 배우기' 특집기사들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7.1%(2008), 수출이 전체 수출액의 11%, 시가총액이 주식시장의 12.7% 등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 압도적이라고 평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 성공의 4대 비결로 ▦스피드 경영 ▦리더십 ▦인사기동성 ▦철저한 비용삭감 등을 꼽았다. 액정 LED TV를 경쟁사보다 빨리 제품화해 북미시장에서 약 90%의 점유율을 기록한 스피드 경영, 새로운 반도체 공장에 대한 막대한 투자도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결정하는 리더십, 임원 연봉은 1인당 10억엔을 넘지만 성과가 없으면 해고되는 인사 등을 성공요인으로 분석했다. LG전자는 반도체 사업 분리를 통해 TV 세계 2위, 휴대폰 세계 3위 등 종합가전회사로서의 역량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연간 매출액은 삼성에 뒤지지만 신흥국 시장 진출은 적극적이라고 호평했다. 또한 포스코의 경우 포항ㆍ광양에 신일본제철의 기미쓰ㆍJEF에 필적할 만한 대규모 제철소를 조업 중인 사실을 거론하는 등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생산ㆍ투자에 집중한 것이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전했다. 특히 베트남ㆍ멕시코 등 신흥국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지난해 말 기준 세계 42곳에 판매점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STX그룹에 대해서는 녹색에너지산업 태풍의 눈으로 인식된다고 묘사한 뒤 자수성가한 강덕수 회장의 스토리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조선소ㆍ해양회사ㆍ에너지회사 등을 차례로 매입한 성공신화를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 수주와 관련, 두산중공업이 한국 원전 플랜트 수출의 중심에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일본은 경제산업성이 한국 전담부서인 '한국실'을 설치하고 '한국의 산업 경쟁력'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또 실무자가 이례적으로 지식경제부를 방문해 실물경제 운용방안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이러한 움직임은 '엄살'일 뿐이며 우리가 일본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으니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고 긴장감을 늦추지 말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