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G20관련 기자회견] 회견장 이모저모

"정상들 비행기 막기 힘들지만…" 농담속 합의유도 의지

사공일(앞줄 왼쪽부터 차례로) 서울G20정상회의준비위원장,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임태희 대통령실장, 김인종 대통령실 경호처장 등이 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된 이명박 대통령의 'G20서울 정상회의 기자회견'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춘추관 2층 기자실을 가득 메운 16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출범 배경과 의제 등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며 관심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회견 도중 재치 있는 말솜씨로 기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며 회견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도 했다. 먼저 이 대통령이 "경주 회의에서는 공항 폐쇄하면 됐지만 서울 회의에 참석하는 정상들은 자기 비행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막기는 힘들다"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경주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개막 연설을 통해 "합의가 안 이뤄지면 버스나 기차나 비행기를 가동 안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고 이 농담은 역사적인 '경주합의'를 이끌어내는 촉매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농담도 그런 효과를 노린 것이었을까. 이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정상들은 자기 비행기(전용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막기 힘들다"며 웃음을 이끌어낸 뒤 "서울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세계 경제위기 때 G20이 효력을 발휘했다가 경제가 나아지니까 다툰다는 평가를 받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이 세계 경제의 미래를 위해 환율ㆍ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등에 합의해줄 것을 농담을 섞어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이날 회견에서 내외신 기자들이 던진 질문은 모두 11개. 특히 이 대통령은 개헌에 관한 질문을 받자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답변할 사안은 아닌 거 같다"면서 "오늘 이 문제는 너무 크게 다루지 말고 G20 회의를 다뤄달라"고 말해 또 다시 웃음을 자아냈다. 이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 기자의 한국어 질문에도 가벼운 농담을 섞어 부드럽게 대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예리함을 보였다. 우선 망지우천 인민일보 기자가 "G20 서울 회의에서 환율 문제의 국제공조나 앞으로 취할 조치를 논의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묻자 이 대통령은 "우리말로 질문하네…"라고 운을 뗀 뒤 "정상회의에서도 후진타오 주석의 긍정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야마구치 마사노리 닛케이신문 기자가 한일 자유무역협장(FTA)에 관심을 보인 데 대해 이 대통령은 "(한일 FTA는) 일본의 이익만 추구한다면 절대 될 수 없을 것"이라며 "양국이 보다 좀 공정하게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가 되면 예상 외로 빨리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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