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째 폭염에 고속철도 '헉헉'

레일온도 올라 감속운행

1주일째 이어지는 폭염으로 레일 온도가 상승하면서 고속철도가 일부 구간에서 속도를 줄여 운행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2시30분께 경부고속철 영동~김천 구간을 지나던 제57호 KTX 열차는 속도를 시속 300㎞에서 230㎞로 낮춰야 했다. 폭염으로 이 구간 레일 온도가 55.3도에 달하자 레일 온도 측정기를 통한 자동제어로 감속명령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간대 고속철도 매송터널 구간에서도 레일 온도가 55도로 측정돼 KTX 속도를 줄이는 등 3일에만 두 차례나 KTX가 감속운행했다. 철도공사는 4일 대기온도보다 10~20도가량 높은 레일 온도가 폭염으로 한여름에 50도를 넘어서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고속철도의 경우 레일 온도가 50도를 넘으면 주의운전을 해야 한다. 또 55~60도면 시속 230㎞ 이하, 60~63도면 시속 70㎞ 이하의 속도로 운행해야 하며 64도를 넘어서면 운행을 중지해야 한다. 철도레일의 경우 50도 이상의 고온이 되면 면적이 늘어나면서 곡선구간에서 각종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철도공사 측은 “고속철 구간 가운데 반경이 짧은 곡선구간이나 이음매가 긴 장대화구간 등 12곳에 레일 온도 자동측정 장치를 설치하고 실시간으로 온도를 측정, 사령실을 통해 KTX 속도를 자동 제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8월5일 4회, 6일 1회 등 레일 온도상승으로 총 5회의 감속운행이 실시됐다. 한편 고속철도와 달리 기존 노선은 자동계측기가 없어 철도공사 직원들이 요주의 구간을 정해 순찰을 통해 레일 온도를 측정한 뒤 살수장비를 동원해 레일에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고 있다. 반걸용 철도공사 선로관리팀장은 “오는 20일까지 레일 온도상승에 대비, 2인1조로 수시로 선로순회 점검을 하며 레일 온도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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