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부실증가 여파로 경영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은행권에 또다시 감원바람이 불어 닥치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이 달 말일을 기준으로 고참직원들을 명예퇴직 형태로 정리하기로 하고 지난 14일부터 직원들로부터 신청서를 받기 시작했다.
외환은행은 지난 6월 30일을 기준으로 만 20년 이상 근무한 3급 이상 간부직원들을 대상으로 오는 18일까지 신청을 받아 인력감축을 실시하기로 했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기인사를 앞두고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들을 내보냄으로써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특별히 감축 목표인원을 정하지 않은 채 퇴직희망자를 중심으로 인력을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이번에 퇴직하는 직원들에게 월평균 임금의 16개월치에 해당하는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에 이어 조흥은행도 오는 8월 말 이후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고참직원을 중심으로 한 인력감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사는 조흥은행 노조와 인위적인 인력감축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으나 향후 3년간의 통합과정을 감안할 때 자발적인 명예퇴직 형태의 감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제일은행은 올 상반기 중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일정 근무연수 이상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퇴직신청을 하는 `조기퇴직제`를 도입한데 이어 최근에는 부점장급 이상 직원들이 업무능력 저하나 업적부진, 근무태도 불량 등의 사유로 대기발령 등의 조치를 받으면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는 등 간접적인 인력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다른 몇몇 은행들도 경기침체와 카드부실, SK글로벌 사태 등의 여파로 올 상반기 경영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자 하반기 중 명예퇴직 형태로 인력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