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환율 움직임 주시하라

투자심리 위축땐 '조정 빌미'될 가능성 충분
"리스크 회피위해 내수·중소형주 비중 확대를"



증시가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후 잠시 주춤거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악재보다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수급이나 하반기 실적개선 여부에만 관심을 쏟고 있지만 ▦급등하는 국제유가 ▦환율 하락 ▦미 금리 인상 등의 요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들이 새로운 악재는 아니지만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언제든지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빠듯한 수급에 나이지리아 파업 우려가 겹치면서 10년래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지난 19일 서부텍사스산중질유가 배럴당 69.10달러, 두바이유 현물가도 67.34달러까지 치솟았다. 20일에는 미국 석유재고 증가 소식에 다소 진정되기도 했지만 전문가들은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이날 원ㆍ엔 환율의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750원선이 무너지며 749원대까지 추락,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920원대 후반에서 비교적 안정되고 있지만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원ㆍ엔 환율이 연일 하락을 거듭하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도 지켜봐야 한다. 올 들어 미국 증시는 금리인하 기대로 상승세를 탔지만 최근에는 금리인상(긴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미국 증시는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1%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글로벌 증시에 민감한 상황에서 미국 증시의 급락은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유가ㆍ환율 등의 리스크가 당장 부각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제유가ㆍ환율ㆍ금리 등은 이미 알려진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이상 단기간에 조정 요인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스크 회피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변수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내수주와 중소형주의 비중을 늘려 리스크를 회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황장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뉴욕증시가 급락한 것처럼 주식시장은 향후 몇 달 후의 리스크를 선반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급등 부담감으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와 환율 등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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