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라크 수감자 학대 파문 확산
영국군도 이라크인 절도 용의자 학대 의혹
일부 미군 병사들이 이라크 포로를 학대하는 장면이 공개된 것과 관련,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관련자 처벌을 약속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라크 주둔 영국군도 이라크인 절도 용의자를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영국 정부가 조사에 착수함에 따라 이라크 침공의 정당성을 놓고 따가운 눈총을 받아온 미국과 영국이 더욱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게 됐다.
부시 대통령은 30일 "(문제가 된) 이라크 포로 대우는 미국민의 본성을 반영하는 게 아니다. 이는 미국에서 행해지는 방식의 것이 아니며 나는 이를(포로 학대) 조금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포로들이 그처럼 대우받은 데 대해 '깊은 혐오감'을 공감한다"면서 군 당국이 관련자들을 처벌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전쟁에서 미국의 최대 동맹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공개된 장면이 끔찍하다면서 이는 이라크에서의 연합군 정책에 반하는 사건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아랍연맹 등 국제사회도 미군의 이라크 포로학대 문제를 성토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30일 대변인을 통해 "모든 피구금자는 국제 인권법의 조항에 근거해 완전하게 보호받아야 한다"며 "관련자를 처벌하고 향후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미군의 단호한 의지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ICRC의 플로리안 웨스트팔 대변인은 "제네바협약은 (포로로부터)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신체적 압박을 가하지 못하고 모욕적이거나 인격을 떨어뜨리는 대우를 하지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ICRC의 지적과 관련, 이번 사건에 연루된 미군 병사들이 포로의 권리를 규정하는 제네바협약에 대해 심도있는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한 미군 당국자가 30일 시인했다.
아랍연맹은 미군이 이와 같은 "야만적인 행위"에 대해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이라크 포로 학대를 맹비난했으며 알-아라비야 TV도 모욕적인 학대장면은 연루된 미군 병사들의 "야만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타블로이드 일간지 `데일리 미러'는 1일자에서 이라크 주둔영국군이 이라크 포로를 학대했다는 기사와 함께 두건을 쓴 이라크인 피구금자의 사진을 실었다.
신문이 게재한 사진에서는 영국군 병사들이 절도 용의자를 소총 개머리판으로 때리고 용의자에게 소변을 누는 것처럼 보였다.
신문은 또 영국군 병사들이 8시간에 걸쳐 취조하면서 즉결 처형을 위협했으며 절도 용의자는 턱뼈가 부러지고 이가 빠졌고 가혹한 취조로 인해 출혈과 함께 구토를 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영국 군 당국은 이라크 주둔 병사들의 이라크 피구금자 학대 의혹을 조사중이라고 시인함에 따라 전쟁을 주도한 미군과 영국군의 이라크 포로 대우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워싱턴.런던.유엔본부 AP.AFP=연합뉴스)
입력시간 : 2004/05/01 10:45
유엔특사 "도저히 용납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