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광주ㆍ전남 등 두곳의 광역단체장을 차지하고 전북지역의 지지세까지 확인하면서 당 재건의 발판을 마련했다. 광주ㆍ전남에서 자신감에 차 있었던 민주당은 선거 전날인 지난 30일 ‘전북 올인’ 유세로 선거전을 마무리했다. 투표 결과로만 보편 광주와 전남지역 석권에 그치지만 내용을 들춰보면 호남 전역에서의 민주당 바람을 읽을 수 있다. 광주ㆍ전남에서는 압도적으로 열린우리당을 제압했고 전북에서도 만만치 않은 득표율을 보였기 때문.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사이에서 고민하던 호남 민심이 상당 부분 민주당 쪽으로 기울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호남 대표성’을 되찾으면서 열린우리당 분당 이후 처음으로 당 재건의 발판을 마련했다. 선거기간 내내 민주당은 호남에서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할 경우 ‘중도개혁세력 결집’을 통한 정권 재창출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 재건의 방향을 대선을 앞둔 정계개편 과정에서 모색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호남 지역당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않고서는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어렵다. 이는 결국 열린우리당 등 다른 정당과의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또 대중성 있는 대선주자가 당내에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고건 전 총리 등 외부인사의 ‘수혈’이 없이는 대선레이스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화갑 대표가 “민주당을 밀어주시면 그 힘을 바탕으로 한국정치의 틀을 다시 짜는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은 호남지역의 지지세를 기반으로 정계개편 과정에서 지분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