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올해 자동차내수 판매가 외환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지난 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질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는 작년보다 16.5% 적은 110만대 정도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외환위기로 국가경제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웠던 지난 98년(내수 78만대.수출 136만대)을 빼면 90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자동차공업협회는 연초 올해 내수판매가 작년보다 15.3% 많은 152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가 극심한 소비위축으로 판매 부진이 심화되자 지난 7월 전망치를 120만대로 하향 조정했는데, 이번 전망치는 지난 7월보다도 8% 이상 낮아진 것이다.
올해 1-9월 자동차 내수판매는 80만7천대로 작년 동기보다 20.2% 감소했으며, 4.4분기 판매도 29만3천대에 그쳐 자동차 내수가 본격적으로 나빠지기 시작한 작년 4.4분기보다 4.5%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중순과 9월 초에 각각 출시된 기아차[000270] 스포티지와 현대차[005380] 쏘나타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도 자동차 내수 전망이 이처럼 나쁜 것은 쏘나타와 스포티지가 다른 차종에 대한 `기회 수요'를 흡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올해 자동차 수출은 225만대로 작년보다 24%나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들어 9월말까지 이미 작년 동기보다 37.7% 많은 165만7천대가 수출됐고, 4.4분기에도 월평균 20만대에 가까운 59만3천대 가량이 수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작년 4.4분기 3개월간 내수에서 돌려진 62만대 가량이 `밀어내기'식으로수출돼, 올 4.4분기 수출은 외형상 작년 동기보다 3%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 4.4분기 자동차 수출이 단순 수치 비교에서 작년 동기보다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면서 "그러나 이는 일종의 착시현상일뿐 실제 수출은계속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차의 내수 부진과 대조적으로 올해 수입차 3만4천대 가량 팔려 작년보다 13.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