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개발업자 부채비율 제한 추진

대형업체 900% 넘어… 과다 공급으로 인한 버블 차단 나서



중국 정부가 부동산 버블을 막기 위해 부동산 개발업자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은행 대출 억제와 부동산 매입조건 강화 등 간접 규제 방식에 머물렀지만 이제부터는 직접 부동산업체를 겨냥함으로써 부동산의 과다한 공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3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은행감독위원회는 부동산 개발업자의 무분별한 은행 대출을 방지하기 위해 대형 업체 중심으로 부채비율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정책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대형 개발업자의 부채비율은 900%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 같은 과다한 부채는 향후 은행 잠재 부실, 더 나아가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책 당국이 이들 업체에 대한 부채비율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1개 은행으로부터 최소 5,000만위안(7,300만달러) 이상을 빌리고 있는 대형업체의 부채비율은 평균 900%를 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산이 100억위안이라면 자기 돈은 10억위안도 채 안되고 나머지 90억위안 이상은 은행 등 남에게서 빌려온 돈이라는 얘기다. 이들 업체들은 올해, 특히 하반기 들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너나 할 것 없이 베이징 쉔젠 상하이 등 대도시 중심으로 부동산 부지를 사들여 개발에 나섰다. 철저한 시장 수요 조사없이 일단 지어놓고 보자는 식으로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은행 대출을 일으킨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베이징 등 주요 70개 도시의 주택 가격 지수는 지난 3월 98.7을 저점으로 연속해서 상승세를 보여왔고 지난 9월에는 102.8로 급등하면서 전월대비 1년내 최고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중국 남부 쉔젠 지수는 같은 기간 87.3에서 111.1로 27.2%나 급등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완커는 지난 9월에만 분양 아파트 가격을 전년 동기대비 26%나 올려버렸다. 최근 발표된 중국 인민은행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은행이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대출해준 금액은 전년 동기보다 121% 증가한 4,039억위안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시장 과열을 타고 전업 부동산 개발업체는 물론 국영기업까지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어 부동산 버블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이들 국영기업에 대해서도 부동산 규제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이 본업이 아닌 국영 기업들이 수익에만 눈이 멀어 손쉬운 부동산 시장에 진입해 왔고 이는 향후 부동산 버블 붕괴와 함께 국가 경제에 엄청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섣불리 부동산업체를 손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법인의 주희곤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9월까지 부동산 투자 증가율이 17.7% 늘어나며 중국 경기 회복을 이끌어왔다"며 "부동산 규제가 경기 하락을 불러올 수 있는 측면에서 당국이 본격적인 규제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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