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한국경제 "내·외수 복합불황 우려 커진다" '비전2030' 장밋빛 꿈 속 경기지표는 가파른 내리막8월 제조업BSI 72…20개월만에 최저치 추락7월 서비스업생산 1.4%감소 "업종불문 부진"세계경제도 둔화 내년 성장률 3%대 전망까지 이종배 기자 ljb@sed.co.kr 관련기사 내년 성장률 3%대로 주저앉을수도 서비스업지수 한달새 '반토막' "경기판단 수정할 단계 아니다" 한국 성장률 세계평균보다 낮다 정부가 ‘비전2030’이라는 꿈(?)에 젖어 있는 사이 각종 경기지표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자동차 파업과 호우라는 악재가 겹쳤다고는 하나 지난 7월 중 경기지표는 한국 경제가 중대한 기로에 섰음을 웅변해준다. 우리 경제가 내수부진에 수출 증가세까지 둔화되는 내ㆍ외수 복합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31일 발표된 8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2로 전달(77)보다 5포인트나 떨어지면서 20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7월 중 서비스업 생산(계절조정) 역시 전달보다 1.4% 줄었다. 전월비 감소세는 두달째 이어졌고 감소폭은 2003년 2월(-2.0%)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컸다. 특히 4월까지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과시했던 금융 및 보험업마저 6월 6.2%로 밀려난 데 이어 7월에는 2.5%로 다시 한번 큰 폭의 둔화세를 나타냈다. 경기부진의 여파가 전업종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앞서 발표된 7월 산업생산지수는 지난해 7월보다 4.4% 증가하는 데 그쳐 6월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현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도 동반 추락하면서 5년8개월 만에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해오던 수출전선에도 점차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 경제성장률이 정부 예상치인 5.1%를 달성하지 못할 뿐 아니라 내년에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최근 며칠 새 2007년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되는 ‘글로벌 리세션(global recession)’이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고물가)’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미국 경제지 ‘마켓워치’는 미국 경제가 부동산 시장 붕괴에 따라 ‘훨씬 거칠고, 깊고, 기간도 긴 리세션(recessionㆍ경기침체)’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암울한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부는 “경기 판단을 수정한 단계는 아니다. 8월에는 나아질 것이다. 내년에도 4%대 중반(4.6%)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낙관적 분석에 매달려 있다. 오히려 외국에서 한국 경제를 더 걱정하는 분위기다. 미국 씨티그룹은 우리나라의 2007년 성장률을 4.3%로 전망했고, 일본 미쓰비시와 독일 도이체방크는 그보다 낮은 4.0%를 제시했다. 4%대 초반은 추가 악재 돌발시 3%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민간경제연구소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일부 기관에서는 3%대 후반도 가능할 것으로 보며, 곧 이 같은 전망치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내년에는 세계 경제 둔화까지 겹치면서 내수ㆍ외수(수출) 복합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경제는 위기국면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경제 전문가는 “정부가 장밋빛 미래 청사진과 강남 부동산 잡기에만 매달려 앞으로 다가올 경제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선제적 정책을 내놓고 실천하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든다”고 토로했다. 입력시간 : 2006/08/31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