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총리 23일 취임 2주년

세일즈외교등 잇단 성과 자민련출신 논란 잠재워'정치적 격랑을 탁월한 행정수완으로 헤쳐온 총리 ' 이한동 총리가 오는 23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다. 국민의 정부들어 최장기 총리다. 비결은 뭘까. 총리실 관계자들은 이 총리의 탁월한 행정력과 세일즈 외교 등을 장수 요인으로 꼽는다. 총리실 관계자는 16일 "이 총리는 정치인 출신이면서 행정에 중점을 두고 업무를 처리했다"며 "특히 경제 마인드를 갖고 사안별로 구체적으로 접근해 왔다"고 평가했다. 수준 높은 행정 능력으로 자민련 출신이란 정체성 논란을 잠재웠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 총리가 올린 세일즈 외교의 결실도 적지 않다. 지난해 5월 중동방문을 시작으로 올 4월 베트남 방문까지 모두 성공리에 마쳤다. 중동4개국 방문 때는 총 16억9,000만달러 규모의 수주 실적을 거두는 데 앞장섰다. 베트남에서는 김태현 정통부 차관과 현지에서 비즈니스 외교를 벌인 결과 LG전자가 CDMA 2000 1X 입찰에서 4,000만달러 규모의 물량을 따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는 후문이다. 이 총리는 이런 성과 외에 정권 말기이자 월드컵 등 중요한 국제 행사가 임박한 시점에 별다른 대과(大過) 없이 총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다 한 때 김대중 대통령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서 총리의 역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그의 거취와 관련한 돌발 변수도 존재한다. 김 대통령은 최근 아들 문제 등으로 꽉 막힌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당적을 버렸다. 중립적 선거 관리와 국정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지만 액면 그대로 믿기에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야당은 '비상중립내각을 구성하라'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이 총리의 거취 문제가 언제든지 논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총리실도 외풍에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지난해 9월 DJP 공조 붕괴 등 정치적 격변기 때마다 엉거주춤한 이 총리의 처신이 비판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즈음 잠재적인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이 총리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이상훈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