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
1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등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이후 평당 평균 분양가가 700~800만원을 웃도는 고가 아파트의 경우 초기 계약률이 30~40%에 머무는 등 급격히 얼어붙고 있지만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500만원대의 30평형대 아파트의 경우 여전히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을 빚고 있다.
IMF이후 처음 분양사업에 나섰던 우방의 경우 최근 분양한 만촌 우방팔레스(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의 경우 초기 계약률이 93%에 달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이 아파트의 경우 대구의 8학군인 수성구에 위치했지만 평균 분양가가 600만원을 밑돌 정도로 비교적 싸게 책정돼 실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만촌 우방팔레스의 경우 30평형대는 완전 계약됐고 45평형과 55평형은 1~2층에서만 일부 미분양됐다.
또 지난 13일 수성구 3곳에서 동시분양을 실시한 화성산업도 실수요자들이 몰린 30평형대는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에서 마감되는 이변을 보였다. 화성의 매호드림파크(대구시 수성구 매호동)의 경우 143가구 모두 33평형인데다 평균 분양가도 570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해 1순위에 2.2대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또 화성산업의 지산ㆍ범물동의 아파트의 경우 30평형대는 완전 분양됐으나 40평형 2-3순위에서도 채우지 못해 미분양 물량이 일부 발생했지만 고가의 분양가를 책정한 업체들 보다는 미분양 물량이 훨씬 적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 연말까지 7,500가구의 대규모 물량을 쏟아낼 지역 및 역외 건축 회사들은 고가 분양정책 재검토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수정 작업에 들어가는 등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업계 한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합리적인 분양가 산정 등 실수요자들의 입맛에 맞춘 사업 전략을 추구할 경우 여전히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김태일기자 ti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