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재벌정책이 강경기류로 급선회할 조짐을 보이면서 재계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재계는 청와대·산자부·공정위 등 각 정부부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빅딜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데다 공정위가 5대그룹의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이의신청을 모두 기각한 것은 재벌정책에 대한 심상치 않은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공정위가 이의신청에 대한 기각에 그치지않고 2·3차조사를 계속할 것이란 입장을 밝힌 것은 앞으로 재벌정책의 강도를 계속 높여가겠다는 것을 공식시사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는 지난 7일 발표한 5대그룹 빅딜과 관련해 정부고위관계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있는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태영(朴泰榮)산업자원부장관이 지난 10일 『5대그룹 구조조정은 기대했던 수준에 미흡했다』며 『5대그룹 부실계열사의 추가퇴출이 불가피하다』고 밝힌데 이어 11일에는 강봉균(康奉均) 청와대 경제수석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康수석은 특히 『대기업의 빅딜에 대해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것이며 정부가 할 수있는 일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개입을 시사했다.
또 12일에는 청와대에서 이규성(李揆成) 재경·朴산자·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전윤철(田允喆) 공정위원장·康경제수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구조조정관련 관계장관 간담회를 갖고, 여신중단 등 강력한 제제를 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재계의 주장과 달리 『빅딜이 지지부진한 만큼 더이상 방관할 수없다』는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한 것이다.
재계는 하지만 빅딜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기 어려워 노심초사하고 있다. 전경련은 이와관련해 오는 15일 회장단회의를 열어 대책을 협의할 계획이지만 빅딜에 대한 후속실천방안 마련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기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반면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이의신청 기각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부당내부거래 판정에 따른 과징금과 예상되는 추징세금이 5대그룹을 합해 각각 704억원, 300억원에 이르는 등 부담이 크기 때 문이다.
5대그룹 관계자들은 『고문 변호사들을 통해 1차 법률적 판단을 내린 결과 판정사안들 가운데 상당수가 승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돼 사안별로 행정소송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정위가 앞으로도 계속 부당내부거래조사를 펴기로 하는 등 부당내부거래 근절을 한계기업 퇴출 등 기업구조조정의 중요한 수단으로 보고있어 이에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쉽지않다는 것이 재계의 고민이다.
주요기업들이 일괄소송을 자제하고 사안별로 행정소송을 추진키로 한 것도 이같은 이유때문이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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