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4조1,775억원 규모 추가경정 예산안의 재원 조달방법에 문제가 있어 자칫 제2의 추경을 편성해야 할 상황이 올 수 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예산배정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편중 돼 불균형적 성장을 초래할 우려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사무처 예산정책국이 12일 발간한 `추가경정예산안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성장률 하락에 따라 당초 세입예산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부 세목에 대한 세입을 오히려 증액, 추경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올해 법인세가 당초 예산보다 2조2,672억원 더 걷히고 증권거래세와 부가가치세는 각각 8,272억원, 4,083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여 그 차액인 1조317억원을 추경재원으로 편성했다. 그러나 예산정책국의 분석에 의하면 올 예산 편성당시 국세수입전망은 6%대의 경제성장률을 기초로 한 것이다. 현재 4.1% 정도 성장률이 예상되고 경우에 따라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수 목표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안 대로라면 앞으로 부족한 소요 예산을 조달하기 위해 다시 추경을 편성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국회 예산정책국 관계자는 “그나마 징수 실적이 좋은 법인세목 세입을 증액해 추경으로 편성하면 다른 세목에서의 부족분을 메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올 예산 편성당시 정부보유 국민은행 주식 3,062만3,761주를 주당 5만3,895억원에 매각할 것으로 예상, 1조6,000억원을 올 예산에 반영했으나 국민은행 주가는 12일 종가로 3만6,000원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주가가 회복되지 않아 올해 매각하지 못한다면 이에 해당하는 예산부족분을 충당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보고서는 또 정부가 추경예산의 37%인 1조5,374억원을 SOC등 건설투자에 투입하는 것은 불균형적 성장을 심화시킬 수 있어 재원배분 조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1ㆍ4분기 건설투자 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8.1%로 상대적으로 양호한데도 불구, SOC에 집중투자 하기보다는 7.3%에 달하는 청년실업의 지원등에 더 재원을 배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SOC에 집중 투자하려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성장률을 띄우기 위해 가장 간편한 방법인 건설경기 활성화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국 관계자는 “추경 예산 조달방법으로 세목조정 보다는 집행부진한 예산을 적극 활용하거나 특별회계의 여유재원을 일반회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임동석기자 freu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