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연체율 다시 급등

경기침체 여파로 부도 기업이 늘어나자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이 또 다시 치솟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상반기 결산 당시 대규모 상각을 통해 부실 채권을 정리한 데 힘입어 하락했으나 7월 이후 다시 급등하는 추세다. 현재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을 줄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경기가 호전되지 않아 당분간 연체율 상승을 억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연체율이 3월 말 3.74%에서 5월 말 4.19%까지 상승했다가 6월 말에는 3.81%로 내려갔으나 최근에는 다시 4% 이상으로 높아졌다. 우리은행도 5월 말 3.37%까지 올라갔던 중소기업 연체율이 영업점 연체 관리와 부실 채권 매각 등으로 6월 말에는 1.68%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다시 3.26%로 치솟았다. 중소기업 전문 은행인 기업은행의 경우에도 6월 말 2.36%에 달했던 연체율이 지난달 말에는 2.5%로 상승했고 한미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6월말 1.39%에서 7월말에는 1.89%로 뛰어올랐다. 이처럼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다시 급증하는 것은 지난해부터 자금 운용대상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은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 37조1,000억원이나 늘어 사상 최대의 증가 폭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7월 말까지 30조6,00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기침체로 부도 기업이 크게 늘어나자 중소기업 대출이 카드 부실 못지 않게 은행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건설업과 제조업종의 중소기업 부도가 올 들어 크게 늘어나면서 은행들이 위험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연내에 경기가 뚜렷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중소기업 부실 문제가 은행 건전성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원정기자 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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