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시장 이번엔 유가쇼크

환율 쇼크에 이어 국제 유가까지 폭등하며 세계 금융시장이 또 다시 크게 출렁이고 있다. 당초 생산 쿼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4일(현지시간)산유량 감축을 전격적으로 발표, 국제 석유시장과 금융시장이 받은 타격은 더욱 증폭됐다. 특히 OPEC은 상황 여부에 따라 추가 감산 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함으로써 국제 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은 물론 세계 경제 회복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OPEC의 감산 결정이 알려진 24일(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 인도분은 전일보다 4.2%(1.15달러)나 폭등한 배럴 당 28.28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역시 4.6%(1.16달러) 치솟은 26.68달러에 거래됐다. 이 같은 유가 폭등 충격으로 뉴욕을 필두로 유럽 및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25일 서울 증시의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1.54%(11.18포인트) 떨어진 713.52포인트로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도 2.18%(1.02포인트) 급락한 45.69포인트를 나타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유가 급등으로 개장 초부터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다. 여기에 1조원을 넘어선 매수차익거래 잔액에 따른 부담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늘어나면서 낙폭은 더욱 커져 한때 7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과 개인투자가의 적극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장 마감 무렵에 낙폭을 크게 줄였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지수는 전일보다 1.83%(192.25엔) 하락한 1만310.04엔을 기록, 이 달 들어 최저 수준으로 밀렸으며, 타이완 증시의 가권지수 역시 0.60% 떨어진 5,688.23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는 24일 전일보다 1.57%(150.53포인트) 하락한 9,425.31를 기록해 9,500선이 붕괴됐으며, 나스닥지수는 3.05%(58.03포인트)나 떨어진 1,843.69로 장을 마감했다. 알라론 트레이딩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필 플린은 “이번 OPEC의 감산 결정으로 올 겨울 국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세계 경기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구영기자,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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