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R&D 드림팀' 구성 연구 올인 결실

삼성전기 'MLCC'부문, 꿈의 영업이익률 20% 눈앞
日경쟁사보다 6개월 앞선 고용량 초소형 제품 개발
올 매출 5,000억·2010년엔 세계 시장 2위 목표


허강헌(가운데) 삼성전기 LCR개발팀장(상무)과 팀원들이 손을 모아 MLCC‘ 꿈의 영업이익률(20%)’ 달성을 다짐하고 있다.

“전자부품 분야에서는 꿈의 수치인 ‘영업이익률 20%’를 달성할 수 있다.” 지난 18일 현장 취재에 나선 기자가 삼성전기 수원 본사에서 만난 허강헌 삼성전기 상무(LCR개발팀장)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부문에서 올해 안에 꿈의 영업이익률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가 지난해 상반기 선보인 MLCC는 일본 경쟁사보다 고용량의 초소형 제품. 슬림화ㆍ복합기능화 경쟁을 벌이던 휴대폰업체들은 범용제품보다 50배나 더 비싼 가격을 주면서까지 제품을 사갔다. 덕분에 4월에만 4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으며 2ㆍ4분기 세계시장 점유율은 5위에서 4위로 한단계 도약했다. 올해 말에는 월매출 500억원을 노리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ㆍ4분기 들어 평균 10%를 넘어섰으며 6월에는 15%의 벽도 뛰어넘었다. 올해 MLCC 한 품목에서만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의 목표를 잡고 있다. 허 상무는 “현재 하이엔드 제품의 경우 일본업체들보다 출시시기가 6개월 정도 앞서가고 있다”며 “앞으로는 1년 정도로 격차를 벌려나가겠다”고 자신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기업의 뒤를 쫓는 데 급급했던 삼성전기가 무슨 마술을 부린 것일까. MLCC는 손가락만한 콘덴서를 쌀알 크기로 줄인 제품. 휴대폰ㆍ노트북컴퓨터ㆍ디지털TV 등에 수십개에서 수백개씩 탑재된다. 그러나 가로세로 길이 수㎜ 이내에 수십개에서 수백개의 세라믹층을 쌓아야 하는 첨단 기술력이 필요해 선진업체의 벽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다. 2003년 초에는 세계 MLCC 1위 업체인 일본 무라타 사장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업체는 경쟁상대도 아니다”고 말했을 정도. 삼성전기가 MLCC 사업에 착수한 것은 80년대로 10여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97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시 시장을 주도하던 일본업체들은 기다렸다는 듯 공급가격을 급격히 낮춰 삼성전기를 못살게 굴었다. 게다가 2001년 이후에는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로 수요 정체현상이 이어졌다. 해결사로 등장한 인물이 반도체 전문가인 강호문 사장. 2002년 회사 사령탑에 오른 강 사장은 “앞으로 3~4년 뒤에 나올 제품을 먼저 개발하지 않으면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 반도체의 성공방정식을 삼성전기에도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해서 등장한 것이 선행개발팀. 제품ㆍ공정ㆍ설비 등 각 부서에서 차출한 우수인재 20여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회사 내에서 ‘드림팀’으로 불렸다. 드림팀은 별도의 연구공간을 마련, 숙식을 함께하면서 연구개발 작업에 올인했다. 드림팀은 2년가량의 연구개발 끝에 2005년 말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인 3개 제품을 동시에 발표할 수 있었다. 허 상무는 “1년 내 1608(가로 1.6㎜×세로 0.8㎜) 10㎌ 제품을 만들기로 하고 기술로드맵을 짜기 시작했는데 시장에 전혀 나오지 않은 제품이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삼성전기는 오는 2010년 MLCC 부문 세계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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