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류는 과학의 발달로'뇌'의 작동 방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MRI(자기공명영상),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 PET(양전자 단층촬영) 등 뇌 진단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뇌 속에서 벌어지는 작용들을 시각적으로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인류가 뇌의 신비에 한층 다가설 수 있게 했다. 덕분에 알츠하이머병, 정신분열증, 우울증, 만성적인 고통과 중독 같은 질환들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연구 개발됐고 신경기술과 뇌과학은 고도의 과학기술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브레인 퓨처'는 신경과학기술계의 동향을 조사하며 신경기술의 발달이 기업, 정부, 사회에 미치는 사회적 · 경제적 영향력을 연구해온 저자가 신경기술과 뇌과학의 발달이 미래 인류의 삶에 어떻게 영향력을 미칠 것인지를 예측하고 그 전망을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신경과학이 법, 경제, 종교 등 삶의 다양한 분야와 관계를 맺고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으며 신경기술로 인한 변화의 증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 사법계에서는 법정에서 신경과학(뇌영상) 자료를 이미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결정적인 단서로 사용해 판결에 인용하는 소송이 연간 900여 건 이상이라고 소개한다. 거짓말 탐지기의 능력을 능가하는 뇌 스캔을 통한 진실 추적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신뢰와 공감을 강화하는 옥시토신(Oxytocin)이라는 호르몬을 사용할 경우 좀더 인간적인 가정과 학교를 디자인할 수도 있고 산업현장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유체이탈과 영적 체험을 유도하는 약물과 장비를 통해 종교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연구결과들도 이미 발표됐다. 위성을 통한 뇌파 감지 시스템을 통해 적군의 전투의욕에 관련된 동향을 파악하고 약물을 통해 전투력이 증강된 군인들을 키우는 방법 등 미래 전쟁에 대한 연구들도 소개한다. 과거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화혁명에 이어 뇌를 통제할 수 있는 '신경혁명'의 새로운 시대에 당도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신경기술 사회가 가져올 미래는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저자는 인간의 욕망과 시장논리가 이 같은 신경기술 산업의 범위와 크기를 확대시켜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신경기술도 판매와 분배가 평등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신경윤리학자들은 '용의자들이 유죄 판결을 받기 전에 정부가 그들의 뇌를 스캔할 권리가 있는가', '범죄자에게 감옥에 가는 대신 마음을 개조하는 치료를 받기를 권고할 수 있는가', '사고와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신경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가'등 신경기술로 초래될 다양한 문제들을 화두로 연구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거나 그르다고 가치 판단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런 가능성이 다가오고 있으며 인류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저자는 뇌과학 발달로 형성될 이 같은 신경 사회가 축복이 될지 악몽이 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