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기술, 시장 창출·독점지배 '보증' 진입장벽 높아 한번 앞서면 계속 탄탄대로 프리즘 시트 경우 3M이 시장 100% 장악 産·政·硏컨소시엄구성 유기적 협력 절실 DB 구축·투자펀드 조성에도 적극 나서야
입력 2006.05.16 17:24:47수정
2006.05.16 17:24:47
[가자! 소재강국으로] 소재산업 육성 서두르자
원천기술, 시장 창출·독점지배 '보증'진입장벽 높아 한번 앞서면 계속 탄탄대로프리즘 시트 경우 3M이 시장 100% 장악産·政·硏컨소시엄구성 유기적 협력 절실DB 구축·투자펀드 조성에도 적극 나서야
이상훈 기자 shlee@sed.co.kr
화합물 반도체 소재 분야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네오세미테크.
이 회사의 성장 과정을 보면 ‘왜 소재 개발이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지난 2002년 직경 6인치 짜리 갈륨비소웨이퍼 기판 소재를 만들 때 적용했던 ‘연속공정법’을 4년 뒤인 태양전지 웨이퍼 기판 소재를 개발하는 데도 써먹은 것.
갈륨비소 소재를 일본과는 다른 공법으로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대략 잡아도 15년 이상이었지만, 태양전지 소재 개발은 1년만에 끝냈다. 회사측은 태양웨이퍼 시장이 올해 2만톤에서 오는 2009년 4만~7만톤까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희색이 가득하다.
소재 기술력이 먼저 올라서기는 힘들지만, 한 번 정상을 밟으면 활용가치는 무궁무진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런 성공의 이면에는 지난 2000~2002년 부품소재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13억원을 출연했던 정부 지원도 한몫했다. 투자 회임기간이 길고, 연구개발에 따른 위험부담이 큰 소재 산업의 성격상 정부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시장 지배력 높은 소재 원천 기술, 한번 앞서면 계속 앞선다=첨단소재의 특징상 응용기술 개발을 통해 지속적인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 선두업체가 기술 특허ㆍ표준 등을 통해 후발업체의 진입을 봉쇄하고 있어 한 번 축적된 기술력을 제치기가 생각만큼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액정원료, 프리즘시트의 경우 독일의 머크사와 3M이 세계시장의 100%를, 고급합판강은 미국의 카펜터가 세계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특히 기초소재의 성능이 최종 제품의 부가가치를 좌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천기술 개발은 생존이 달린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종갑 산업자원부 차관은 “확보된 원천기술을 특허 등의 장치로 보호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의 창출과 독점적 지배가 가능하다”며 “그런 만큼 미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소재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재 국내에 필요한 물량 중 70%를 일본 등에서 수입하는 PDP디스플레이ㆍ유기발광다이오드(OLED)ㆍ2차 전지에 쓰이는 첨단 소재의 경우 일본이 공급 물량을 조절하는 등의 견제를 노골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재 개발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돼 산업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연구소ㆍ기업ㆍ정부 등 유기적 협력 절실= 소재 부문은 미 성숙된 시장을 겨냥하는 것인 만큼 유관 기관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정부 지원이 민간투자가 선행돼야 정부자금을 지원하는 ‘시장 수요형 민관매칭 시스템’ 이나 수요대기업과 소재 기업ㆍ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형태로 가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이덕근 부품소재산업진흥원 본부장은 “소재 산업은 기초 원천 기술을 다루는 만큼 소규모 기업은 감당해 내기 어렵다”며 “대학이나 연구소가 기초 기술을 공급하고, 기업이 이를 바탕으로 상용화에 나서야 소재 산업의 발전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개발된 소재기술을 수요 기업과 연결시켜주는 역할 뿐만 아니라 대기업이 관심을 갖기 어려운 소재 기술 부문 지원에도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철강 부분의 신소재를 만들어 내면 자동차나 가전 기업들이 이 소재를 사용토록 하는 유인 정책의 발굴이 필요한 식이다.
권오준 포스코 기술연구소 소장은 “수요 기업이 적은 전기로 등의 분야는 정부지원 없이는 자체적인 기술개발이 힘들다”며 “특히 정부가 경쟁업체들이 함께 기술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중재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DB구축ㆍ펀드 재원 마련 등 인프라 시급= 국내에서 개발된 기초 소재와 그 소재의 특성, 기능 등과 함께 외국으로부터 도입한 신소재 핵심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DB)를 갖춰야 한다. 이렇게 되면 국내 기업들이 개발에 필요한 기초 소재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어 개발에 따른 시간이나 비용 등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오는 2010년까지 중핵기업(수출 1억 달러, 매출 2,000억원 이상)을 300개 이상 육성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펀드 재원 마련도 절실하다.
이부호 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 사무국장은 “소재기업들은 창업 이후 기업공개까지 걸리는 시간이 일반 IT기업의 2배인 10년이고, 수익성도 시장의 장래성에 비해 떨어져 만성적인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형편”이라며 “정부가 기술개발 중심 소재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전문펀드’조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 500억~600억원 정도의 역량을 갖춘 소재 기업에 관심도 가져야 한다”며 “대형 펀드 조성으로 영세한 소재 기업의 M&A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력시간 : 2006/05/16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