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10년-한국경제 어디로 가나’ 토론회 장하준 교수 “환란후 성장률 둔화는 정부 정책과 연관 깊다”
입력 2005.12.16 17:22:22수정
2005.12.16 17:22:22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16일 최근 한국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관련, “외환위기 이후 투자가 이전의 3분의 2, 4분의 3으로 줄어들었다”며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투자를 통한 기술혁신이 지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경제분과) 위원인 장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IMF 10년-한국경제 어디로 가나’란 주제의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장 교수는 “경제가 발전하면서 후발성 이익이 줄어들고 인구 감소로 노동력이 줄고 성장이 둔화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성장률 둔화가 외환 위기 이후 하루아침에 일어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후발성 이익이란 후진국이 선진국의 기술과 자본을 빌어 고성장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장 교수는 이어 “외환 위기 이후 급작스럽게 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경제 정책의 변화와 연관이 깊은 것 같다”며 “시장주의자들이 정부의 개입을 줄이는 자유방임주의를 주장하고 있는 데 방임주의 정책을 쓴 나라 중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는 한 곳도 없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외환위기 이후 경제성장률 둔화가 정부의 정책적 오류에 따른 투자 감소에 따른 것이고, 고도성장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조원동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이에 대해, “투자를 늘리자고 하는 데 보다 현실적인 방법이 중요하다”며 “기술축적이 이뤄진 부분에서 대규모 자본이 그렇지 못한 부분으로 활발히 이동하기 위해서는 정부 규제의 완화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승일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의 양적 증가보다는 투자의 질적 효율성이 더욱 중요하며, 인적 자원의 업그레이드, 연구개발(R&D) 투자 증대가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특히 경제성장률이 8~9%대에서 4~5%대로 둔화되는 것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당연한 것이란 정부 관계자들의 시각에 대해 “궤변”이라고 잘라 말하며 “우리나라는 멕시코를 빼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가난한 나라다. OECD 국가라서 성장률 둔화가 당연하다는 말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정봉주ㆍ조정식 의원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엔 김혁규 의원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 축사를 했고 홍종학 경실련 재벌개혁 위원장, 정승일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 김용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