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에 '먹칠'하면 동생도 살해한다?

"집안 명예 더럽혔다"… 파키스탄서 오빠가 여동생 2명 살해

파키스탄의 한 남자가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여동생 2명을 총으로 살해했다고 현지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동부 물탄에서 서쪽으로 100㎞ 떨어진 베하리 타운에 사는 모하메드아쉬라프(35)는 여동생인 카니즈(27)와 나비드(25)가 바람이 난 것으로 의심한 나머지 이들에게 잇따라 총을 쏴 숨지게 만들었다. 아쉬라프는 나비드가 최근 제기한 이혼소송과 관련, 카니즈가 참고인 자격으로 법정으로 출두하기 직전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범행 직후 경찰에 체포된 아쉬라프는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여동생들을 살해할 수 밖에 없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40대 가장이 가문에 먹칠했다며 의붓딸과 친딸 3명을 잇따라 흉기로 살해하는 끔찍한 일이 있었다. 펀자브주의 가고 만디 마을에서 막노동을 하는 나지르 아메드는 의붓딸인 무카다스(25)의 목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부인 비비 앞에서 어린 세 딸 바노(8)와수마이라(7), 후마이라(4)를 차례로 살해했다. 아메드는 무카다스가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사실은 무카다스가 남편의 학대를 못이겨 친정으로 도망쳐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이후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순순히 경찰에 체포된 아메드는 "어린 딸들도 자라나면 무카다스처럼 행동할 것으로 생각해 없애버렸다. 의붓딸의 애인을 죽이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서는 이처럼 남자가 불륜을 저지른 집안 여성을 직접 살해하는 명예살인이 빈번히 발생한다. 파키스탄인권위원회(HRCP)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이런 이유로 발생한 명예살인만 총 300여건이나 되고 폭행사건은 1천800여건에 달한다. 이런 현상은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구습에서 비롯됐으며, 심지어 일부 가정에서는 중매가 아닌 연애결혼을 하겠다는 여성마저 집안의 명예를 실추시킨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파키스탄 정부는 인권단체의 비난이 잇따르자 지난 2004년 명예살인 가해자에게10년 이상의 징역이나 최고 교수형에 처하도록 법을 개정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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