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학서 부회장 "부처끼리 손발 안맞아 고충"

공정위 “할인점 독과점 해소”에 산자부는“출점 자제”


구학서(사진) 신세계 부회장이 점포 출점과 관련해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구 부회장은 21일 오전 서울 햐앗트호텔에서 열린 KMA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기준에 맞추려면 일정 거리(대도시 반경 5㎞) 이내 대형마트가 5개는 있어야 하는데 거꾸로 (산업자원부) 장관은 나서서 출점 자제 방안을 내놓으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즉 독과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출점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정부 부처끼리 손발이 어긋나 이와 상반된 입장을 주문하는 등 기업 입장에서 보기에 앞뒤가 맞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월마트 인수 협상은 2개월여 만에 마쳤는데 공정위 승인에는 4개월이 걸렸을 정도로 공정위 승인을 받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이 같은 강연에서 정부에 대해 불만을 얘기하면 결국 해당 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어 가급적 강연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결국 최근 현안을 얘기하는 도중에 마음속에 둔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 윤리경영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하기는 어렵지만 안하는 기업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며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월마트의 경우 신세계가 종업원 승계작업을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는 기업이고 노조가 없다는 점에 또한 신뢰를 받아 입찰에 붙이지 않고 단독으로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창출한 부의 보조를 받는 조직들의 공격을 받아서 몰락할 것으로 예견되는데 이런 공격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업이 스스로 결점을 털어내고 윤리경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거론되는 등 신세계가 내수기업인데도 외국인투자가들이 관심을 가져줘 좋기도 하지만 인수합병(M&A)에 대한 우려도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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