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디스플레이는 불황기에 과감한 투자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파주 8세대 공장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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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위기에 투자하라'는 격언을 실행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그러나 실행이 쉽지만은 않은 이런 전략으로 대만과 일본의 경쟁사들이 크게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이며 올해 가장 돋보이는 LCD 업체가 됐다.
지난해 불어 닥친 금융위기는 가뜩이나 좋지 않던 LCD 업황을 더욱 가라앉게 만들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8세대 첨단 생산라인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중단하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해 가로 세로 각각 2,200mm, 2,500mm에 달하는 대형 기판용 라인 구축에 나섰다.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LCD TV가 올초부터 호조를 보이면서 LCD 물량이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LCD가 브라운관 만큼 가격이 떨어지면서 대체수요가 급증했고 중국 정부의 가전하향 정책 등이 겹치면서 공급 부족현상이 발생했다.
LG디스플레이의 8세대 라인은 때맞춰 지난 4월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투자를 감행할 때만 해도 시장 상황이 불투명해 보였지만 결국 중장기 공격적인 전망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새 라인을 100% 풀가동해도 LCD 수요를 따라가기 부족할 정도로 대성공이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뿐만 아니라 1조3,600억원을 들여 구미에 노트북용 6세대 LCD 라인도 증설했다. 이 라인 또한 최고의 생산 효율을 자랑한다. TV와 IT용 패널 등의 수요 급증에 대응하는 적절한 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이 회사의 위기 극복 비결 중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다양한 고객사 확보다.
관계사인 LG전자는 일부 물량을 안정적으로 구입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인데, 비지오, 필립스, 파나소닉, 하이얼, 스카이워스 등 다양한 글로벌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는 특정 세트 업체의 실적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준다.
최근에는 중국 광저우에 8세대 라인을 구축하기로 결정하고 정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글로벌 패널 업체 중 중국 진출의 선봉에 선 것으로 급성장하는 이 지역 시장을 곧바로 공략해 판매량과 수익다변화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해외 경쟁사들도 이 같은 전략을 따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LCD업체들에 비해 대만의 경쟁 업체들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만은 LCD 시장에서 지난해 1분기 합계 4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지난 1분기 38.3%로 급격히 하락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합계는 52.5%까지 상승해 LCD 시장 패권을 확실히 굳히게 됐다. 글로벌 위기를 거치면서 해외 경쟁업체들이 받은 충격파는 상당기간 오래갈 것 수 밖에 없다. 한번 신기술ㆍ신제품을 상용화하고 시장을 선점하면 후발 기업들에게는 영업과 기술 측면에서 추격 기회가 쉽게 발생하지 않는 장치 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국내 LCD 업계는 첨단 라인을 비롯, 하루가 멀다 하고 신기술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 IT업계를 선도할 때의 일본 업체들의 전략으로,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미래 제품을 선도하는 경영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여세를 몰아 최근 파주에 8세대 라인을 추가 구축하기로 했다. 2010년 하반기 중 투입유리기판 기준 6만장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뒤 시장 상황에 따라 이듬해 생산 규모를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불황 속에서도 수 조원의 대형 투자를 감행해 경영 측면에서도 성공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과 경기활성화 등 국가적인 필요에도 적극 부응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정교한 시장예측에 기반한 과감한 투자와 철저한 고객사 관리, 급성장 시장 공략 선도 등의 전략으로 불황을 돌파했다"며 "꾸준한 투자 등을 발판 삼아 LCD 세계 1위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