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기업들 벤처투자 활기

신사업 발굴 등 위해 벤처캐피털과 협력 잇달아

상장 ‘굴뚝기업’들이 신사업ㆍ협력사 발굴 등을 위해 벤처캐피털을 전략적 파트너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대기업들도 증권시장 여건이 호전됨에 따라 계열 창투사나 신기술금융사에 힘을 실어주며 벤처 투자에 본격 나서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술투자는 방직ㆍ제철 업종의 3~4개 상장기업과 펀드 결성을 타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금 운용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해 벤처투자조합에 출자하려는 굴뚝기업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사전에 투자기업 리스트를 주고 창투사와 절반씩 출자하는 매칭펀드가 인기”라고 전했다. 스틱아이티투자도 비상장 대체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려는 한 상장회사와 펀드 결성을 검토 중이다. 일진그룹은 계열사인 일진기술금융과 아이텍인베스트먼트를 합병, 자본금 400억원을 종자돈으로 고유계정 투자를 본격화하는 한편 향후 사모투자펀드(PEF) 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일단 고유계정을 통해 유망 부품소재기업을 발굴ㆍ인수해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주력하겠지만 향후 모기업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업구조조정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투자로 재미를 보고 있는 바이넥스트창투는 최근 영화, 디지털 콘텐츠 등에 집중 투자하는 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모기업인 대성그룹에 쏠쏠한 수익을 안겨줄 전망이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협력사 지원을 위해 300억원 규모의 블루오션펀드 결성을 발표, 이목을 끌었다. 두산 계열의 네오플럭스는 최근 삼성전자의 소형 가전 자회사인 노비타를 인수했다. 한편 일부 대기업 계열 신기술금융사들은 해외투자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는 “국내 톱 클래스인 모 그룹은 국내투자보다 미국 현지투자에 주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높이는 미래전략과 연계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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