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이 '사는 종목' 노려라

6일연속 순매수 "수급 주도권 쥐고있다"
대거 사들인 기아차·SK·LG화학등 급등
전기전자·운수장비·의약품 업종등 유망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증시가 모처럼 반등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수급의 주도권은 기관이 쥐고 있다며 기관 매수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2일 외국인들은 1,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7일 연속 팔자에 나섰다. 이 기간 동안의 순매도 규모는 1조1,000억원에 이른다. 반면 기관들은 6일째 사자에 나서며 이날도 1,900억원 이상을 순수하게 매수했다. 기관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1조원에 이른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견상 외국인과 기관 간 매매 공방이 가열되고 있지만 증시의 주도권은 기관이 쥐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기관이 순매수를 집중한 업종은 시장 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종목별로도 기관 순매수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컸다.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속 순매수한 지난달 25~29일 5일간 순매수 상위종목 중에서 기아차ㆍSKㆍLG화학ㆍ한진중공업ㆍ현대산업ㆍ삼성전기 등은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은 최근 20일 동안 3조6,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수급을 약화시키고 있지만 기관이 2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공백을 메우고 있다”면서 “기관의 순매수가 집중된 업종이 시장을 아웃퍼폼(outperform)한 것을 볼 때 수급의 주도세력은 기관”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투자증권은 “기관의 순매수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ㆍ운수장비ㆍ의약품ㆍ건설ㆍ운수창고업종을, 코스닥시장에서는 IT부품ㆍ오락문화ㆍ방송서비스업종이 유망하다고 밝혔다. 기관의 주도권은 주식형 펀드 등에 대한 꾸준한 자급유입에 따라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지난 5ㆍ6월에는 직접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최근 증권사들의 신용거래 규제가 강화된데다 조정장에서 위험을 겪으면서 간접투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이달에도 순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가 신흥시장 전반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한국시장에 대한 이익실현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 외국인의 대량 매도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이달 중 외국인의 신규 매수세 유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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